강림도령

강림도령

분류 문학 > 초월적 인물형 > 신선(神仙)형

• 갈래 : 신화
• 시대 : 시대미상
• 신분 : 일반
• 지역 : 기타
• 출처 : 편집부 ()
• 내용 :
옛날 옛적 해동국 남쪽 동경국에 버무왕이 살았다. 궁궐도 으리으리하고 자식복도 많아 아들을 아홉 형제나 두었다. 그런데 뒤로 삼형제와 아래로 삼형제가 어느날 병에 걸려 죽어버렸다. 버무왕은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버무왕은 나머지 아이들이 탈없이 자라주기를 바라며 슬픔을 달랬다. 그러던 어느 날, 길을 가던 스님이 버무왕의 세 아들을 보더니 “열다섯까지 살다가 한꺼번에 목숨을 잃겠구먼”하고 사라졌다. 이 말을 들은 버무왕은 스님을 불러 아이들을 살릴 방법을 가르쳐달라고 졸랐다. 스님은 세 아들을 험한 세상으로 보내 삼 년 동안 고생을 하다보면 오래사는 길이 열린다고 말했다. 그리고 첫째는 은그릇 장사를 시키고, 둘째는 놋그릇 장사를 시키고, 셋째는 비단장사를 시키라고 했다. 그러나 광양땅엔 절대로 들어가면 안되는데, 그곳엔 백 년 묵은 여우가 둔갑한 과양각시가 살고 있으니, 아차 실수하는 날이면 목숨을 잃는다고 일러주었다. 버무왕은 삼 년 뒤에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자는 약속을 하고 세 아들을 세상으로 내보냈다.

버무왕의 세 아들은 힘든 장사를 하며 세상을 떠돌다가 이제 삼 년이 다 되어 동경국으로 발길을 돌렸다. 세 아들은 광양땅 서쪽 연못가에 도착했다. 먼길을 걸어오느라 지치고 배가 몹시 고파서 절대로 광양땅에 들어가면 안된다는 걸 잊고 말았다. 때마침 말에게 물을 먹이려고 나온 과양각시가 버무왕의 세 아들을 보고 자기 집에 쉬어가라고 했다. 과양각시는 세 아들의 귓속에 팔팔 끓는 참기름을 부어 죽인 다음, 쥐도 새도 모르게 연못에 풍덩 빠뜨렸다. 며칠 후 연못에 난데없이 연꽃 세 송이가 피어있어, 과양각시는 연꽃을 오도독 꺾어와 앞문, 뒷문, 부엌문에 걸어두었다.

그런데 꽃송이들이 들락날락 할 때마다 과양각시의 머리를 동당동당 긁어댔다. 화가 난 과양각시는 세 꽃송이를 손바닥으로 박박 비벼 꽃가루를 만들어 화롯불 속에 탁탁 털어넣었다. 다음날 이웃에 사는 동태할멈이 불씨를 얻으러 왔다가 화로 속에서 유리구슬 세 개를 발견하자, 과양각시는 냉큼 구슬을 빼앗고 꿀꺽 삼켜버렸다. 구슬을 삼킨 뒤 과양각시의 배가 점점 불러오더니, 한꺼번에 아들 셋을 낳았다. 과양각시는 금이야 옥이야 세 아들을 길렀다. 세 아들은 동시에 일등 이등 삼등으로 시험에 붙어 임금님이 주신 말을 타고 과양각시에게 달려와 절을 넙죽 했다. 그런데 한참이 지나도 세 아들이 고개를 들지 않았다. 과양각시는 소리높여 통곡했다. 과양각시는 광양땅 임금님을 찾아가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 그 이유를 밝혀달라고 못살게 굴었다. 그래서 광양땅 임금님은 가장 힘이 세고 똑똑한 강림도령에게 저승에 가서 염라대왕을 잡아오라고 시켰다.

고민에 빠진 강림도령을 보고, 그의 아내가 좋은 수를 생각해냈다. 백일 기도를 드린 후 시루떡 세 덩어리를 주면서 서쪽으로 가라고 했다. 강림도령은 시루떡으로 부엌을 지키는 조상할머니와 대문을 지키는 조상할아버지, 거인의 도움을 받아 염라대왕을 만날 방법을 알게 되었다.강림도령은 장부자네 굿 구경을 가는 염라대왕의 가마를 향해 달려들며, “꼼짝마라! 염라대왕을 잡으러 왔다”하고 군사들을 마구 때려눕혔다. 염라대왕은 일단 장부자네 굿이 끝나면 같이 가겠다고 하고 강림도령이 술에 곯아떨어진 틈을 타서 도망을 쳤다. 강림도령은 조상할머니의 도움으로 염라대왕이 숨어있는 뒤꼍 대나무 밑동을 잘랐다.

염라대왕은 두 번 거짓말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글을 써주어 강림도령을 인간세상으로 돌려보냈다. 강림도령이 집에 돌아와보니 자신이 죽은 지 삼 년이 지난 제삿날이었다. 아내와 눈물의 재회를 하고 다음날 강림도령은 광양땅 임금님을 찾아가 염라대왕이 내일 이곳으로 온다고 전했다. 임금님은 염라대왕이 직접 오기 전에는 믿을 수 없다며 강림도령을 감옥에 가두었다. 다음날, 하늘에서 천둥 번개가 치고, 뭉게구름이 피어오르더니 염라대왕이 왕궁 뜨락에 내려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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