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설문대 할망

제주 설문대 할망

분류 문학 > 초월적 인물형 > 신선(神仙)형

• 갈래 : 신화
• 시대 : 시대미상
• 신분 : 일반
• 지역 : 호남
• 출처 : 편집부 ()
• 내용 :
아주 먼 옛날, 옥황상제의 딸인 설문대 할망이 있었다. 설문대 할망은 키도 크고 힘도 세서 하늘나라 사람들은 설문대할망을 거인할망이라고 불렀다. 설문대 할망은 하늘나라 생활에 싫증을 느끼고 바깥세상을 내다보는데, 하늘과 땅이 달라붙어있는 걸 보곤 바깥세상을 확 트인 곳으로 만들 궁리를 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옥황상제 몰래 바깥세상으로 나온 할망은 하늘과 땅을 둘로 갈랐다. 하늘과 땅이 둘로 가른 할망은 하늘나라로 올라가면서 그 표시로 치마에 흙을 한주먹 담아갔다. 그런데, 이 사실을 안 옥황상제는 큰 말썽을 일으킨 선문대 할망에게 벌로 땅으로 내려가라고 했다. 땅에 내려와서 할망이 발을 디딘곳은 육지와 가까운 바다였고, 내려오면서 치마폭에 담았던 흙이 주르르 바다에 쏟아져내렸다. 치마에서 쏟아진 흙이 제법 쌓여 섬모양을 이루었는데 이 섬이 바로 제주도이다.

특히 치마폭에서 쏟아진 흙이 가장 높게 쌓인 것이 바로 오늘날의 한라산이다. 거인인 할머니는 한라산을 베개삼아 베고 누워 잠을 자다가 발을 쭉 뻗으니 할망의 발가락이 섬의 절벽에 박혔다. 나중에 발가락이 박혔던 자리는 구멍이 생겼는데, 그게 바로 범섬의 콧구멍 동굴이다. 또 어느날은 설문대할망이 오줌을 누었는데, 세찬 오줌줄기에 섬의 한 귀퉁이가 떨어져나갔다. 그 땅덩어리는 떠내려가다 바다에 멈췄는데, 그 모양이 소처럼 생겨서 사람들은 우도라고 불렀다. 그렇게 설문대할망이 제주도에서 살던 어느날, 할망이 입고 입던 속옷이 다 헤어져서 입을 옷이 없었다. 할망은 제주도 사람들에게 “ 섬이 육지와 떨어져 있으니 불편하지 내가 육지까지 닿는 다리를 만들어 줄 테니, 내 속옷 한 벌만 지어주게나.” 하고 말했다. 그렇게 해서 제주도 사람들은 섬 안에 있는 천을 다 모아서 속옷을 만들기 시작했고, 할망은 육지까지 닿는 다리를 놓기 시작했다. 그런데, 워낙 할망의 몸집이 커서 섬의 천을 다 모아도 천이 모자랐다.

결국 할망은 자신의 속옷이 완성되지 않자 다리를 놓던 일도 그만두었다. 그래서 짓다만 다리가 바로 모슬포 앞바다의 바다로 뻗친 바위 줄기이다. 사람들은 점점 할망 때문에 불편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조금만 한숨을 쉬어도 폭풍이 일고 파도가 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할망을 시험해보기로 했다. “ 할망, 할망은 키가 아무리 커도 저 연못 깊이보단 작지요” “ 무슨 소리야 내 키보다 더 깊은 연못은 이 섬 안에 없어.” 할망은 사람들이 시키는 대로 용소에도 들어가고, 흥리물에도 들어갔다. 역시 용소도 흥리물도 할망의 무릎에도 못 찼다. 그래서 이번에 사람들은 “ 물장오리 연못은 다를걸요. 그 연못은 깊이를 알 수 없대요.” 이 소릴 들은 할망은 자신만만하게 연못에 들어갔다. 한발 한발 들어가자 물은 할망의 가슴께까지 찼고, 더 들어가라는 말에 할망은 자꾸만 깊이 들어갔다. 하지만 물속으로 사라진 할망은 다시는 밖으로 나오질 못했다. “할망, 할망.” 사람들은 제주도를 만든 설문대할망이 영영 사라지자 슬퍼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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