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청비와 문도령

자청비와 문도령

분류 문학 > 초월적 인물형 > 신선(神仙)형

• 갈래 : 신화
• 시대 : 시대미상
• 신분 : 일반
• 지역 : 기타
• 출처 : 편집부 ()
• 내용 :
아주 먼 옛날, 해동국 주년뜰이라는 곳에 김진국대감과 자주부인이 살았다. 김진국대감은 큰 부자로 살았지만 나이 오십이 되도록 자식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마을 동쪽에 있는 상주사 스님에게 자식을 얻을 방법이 없겠냐고 물었다. 그러자 스님은 상주사에 백미 열 섬과 은 백 냥 백 근을 시주하면 틀림없이 자식을 얻을 수 있을 거라고 말했다. 귀가 번쩍 뜨인 김진국대감은 날이 밝자마자 수레에 쌀과 은을 가득 싣고 상주사로 향했다. 그런데 가는 길에 마을 서쪽에 있는 절인 백금사의 스님이 길을 막고 자기 절에 시주하고도 자식을 못 얻은 사람은 아직 아무도 없다고 하자 김진국대감은 당장 발길을 돌려 백금사로 향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안 상주사 스님은 분해서 펄쩍 뛰더니 앙갚음을 하겠다고 주문을 외웠다.

열 달 후, 같은 날 같은 시각에 자주부인은 예쁜 여자 아이를 낳고 정술데기는 사내아이를 낳았다. 김진국 대감은 딸 이름을 자청비라고 짓고, 정술데기는 아들 이름을 정수남이라고 했다. 자청비는 건강하고 씩씩하게 자랐다. 특히 베 짜는 솜씨가 뛰어났는데, 정술데기로부터 주천강에서 빨래를 하면 손이 희고 고와진다는 말을 듣고 옷장의 옷을 죄다 꺼내 빨래를 하러 갔다. 마침 그때 하늘나라 대신인 문국성의 아들 문도령이 주천강 근처를 지나게 되었다. 자청비에게 물을 얻어 마신 문도령은 주천강 너머에 사는 거무선생한테 글을 배우러 가는 중이라고 했다. 이 말을 들은 자청비는 함께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 쌍둥이 동생도 거무선생께 공부하러 가는 길이니 함께 가자고 한다. 자청비는 얼른 집에 돌아와 부모님 허락을 받고 남자 옷으로 갈아입은 뒤 문도령과 길을 떠났다.

거무선생 밑에서 둘은 공부도 함께 하고 방도 함께 쓰면서 매우 친해졌다. 삼 년이 흘러 하늘나라에서 편지가 왔다. 문도령에게 돌아와 장가를 들라는 내용이었다. 둘은 마지막으로 주천강에서 목욕이나 하고 헤어지기로 했다. 자청비는 나뭇잎을 몇 장 뜯어 “삼 년이나 한 방을 쓰고도 여자인 줄 모르는 무심한 문도령아”하고 적어 아래쪽으로 흘려보냈다. 문도령은 자청비가 남자가 아니라서 좋았고, 자청비는 문도령을 처음 보았을 때부터 마음에 두었다고 고백했다. 그날 밤 둘은 굳게 사랑을 다짐했다. 날이 밝자 문도령은 박씨 하나를 주면서 박이 익어서 따기 전까지 반드시 돌아오겠노라 약속하고 떠났다. 한편 일은 않고 게으르기만 한 정수남이가 자청비에게 거짓말을 했다.

산에 나무를 하러 갔다가 문도령이 선녀들과 노는 걸 봤다는 것이다. 자청비는 수남이 말만 믿고 문도령을 봤다는 산에 갔는데, 정수남이 자기와 혼인하자고 덤볐다. 자청비가 돌을 들어 정수남의 머리를 내리치자 정수남이는 피를 흘리며 죽어버렸다. 정수남을 묻어주고 집으로 돌아온 자청비는 울면서 아버지에게 자초지종을 이야기했다. 그러나 아버지는 자청비를 내쫓아버렸다. 사라장자 집에서 환생꽃을 얻은 자청비는 정수남을 살려내고 함께 집에 돌아갔으나 죽은 사람을 살려냈다고 하여 다시 쫓겨나는 신세가 되었다. 이곳 저곳을 떠돌던 자청비는 비단 짜는 주모할멈의 수양딸이 되었다. 주모할멈은 하늘나라에서 쓸 비단을 짰는데, 하루는 문도령님 결혼식 때 쓸 옷감이니 정성을 다하라는 말을 듣고 옷감 끝에 ‘가련하다 자청비, 불쌍하다 자청비’라는 글자를 짜서 하늘나라로 보냈다.

비단을 보고 자청비를 알아본 문도령은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자청비가 아니면 절대 장가들지 않겠다고 우겼다. 자청비는 불구덩이 위에 놓인 칼날을 밟고 건너와 문도령과 혼인을 했다. 자청비는 성격도 활달하고 살림솜씨도 뛰어나 하늘나라에 칭찬이 자자했다. 자청비는 하늘나라에서 농사짓는 것을 유심히 살펴 인간 세상에 없는 알차고 수확이 좋은 곡식을 얻어 인간 세상에 전해주었다. 그리하여 옥황상제는 자청비와 문도령을 농사일을 관장하는 신으로 삼았다.

연관목차

96/1461
신선형
자청비와 문도령 지금 읽는 중
도승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