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락궁이

한락궁이

분류 문학 > 초월적 인물형 > 신선(神仙)형

• 갈래 : 신화
• 시대 : 시대미상
• 신분 : 일반
• 지역 : 기타
• 출처 : 편집부 ()
• 내용 :
멀고 먼 옛날, 해동국 어느 마을에 두 친구가 서로 이웃하며 살았다. 어려서부터 함께 자랐고 두 사람 모두 부지런하여 열심히 일을 했지만, 한 사람은 부자가 되는데, 다른 한 사람은 밥 한 번 배불리 먹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둘은 우정을 지키며 의좋게 지냈다. 두 사람 모두 늦도록 자식이 없어 부처님께 자식을 달라고 빌었다. 그리고 한날 한시에 두 집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터져나왔는데 가난한 집에서는 아들을, 부자집에서는 딸을 낳았다. 아들은 원강도령, 딸은 원강암이라고 불렀다. 두 아이는 건강하고 착하게 자라 자신들의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서로 친하게 지냈다. 원강도령과 원강암이가 열다섯 살이 되었을 때 양가에서는 두 사람을 혼인시켰고, 둘은 금슬좋게 잘 살았다. 어느날 원강도령은 이상한 꿈을 꾸었다. 옥황상제의 사자가 나타나 원강도령은 본래 하늘나라 신이었는데 죄를 짓고 그 벌로 이 세상 사람으로 태어난 것이고, 이제 그 죄갚음을 다해서 옥황상제께서 서천꽃밭을 다스리라고 명하셨다는 내용을 전했다.

깜짝 놀라 원강암이에게 꿈이야기를 했더니 원강암이도 같은 꿈을 꾸었다고 했다. 때마침 원강암이는 아기를 가져 배가 보름달처럼 불렀다. 원강도령을 따라나온 원강암이를 보고 옥황상제의 사자도 부부의 인연을 끊을 수 없어 함께 데려가기로 했다. 서천꽃밭으로 가는 길은 가도 가도 끝이 없었다. 아기를 가진 원강암이의 고생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고생고생 하며 걷기를 한 달째, 원강암이는 그만 병이 나고 말았다. 그때 해동국과 서역국 사이에 있는 가장 큰 부자인 자현장자의 집을 지나게 되었는데 원강암이는 자현장자에게 사정을 하여 종이 될테니 하루만 쉬어가게 해달라고 빌었다. 원강암이와 원강도령은 눈물로 밤을 지새고, 아들을 낳거든 한락궁이라고 짓고, 딸을 낳거든 한락덕이라고 짓자고 약속했다.

다시 만날 날을 위한 증표로 원강도령은 용을 새긴 얼레빗을 반으로 뚝 잘라 나누어가지고, 다음날 서천꽃밭으로 떠났다. 원강암이는 아들을 낳아 이름을 한락궁이라고 했다. 자현장자는 원강암이를 아내로 삼고 싶었으나 뜻대로 되지 않자 종살이를 더욱 고되게 시켰다. 어느날 한락궁이는 산으로 나무를 하러 갔다가 “어머니는 저토록 고생을 하는데 아버지는 어디서 무엇을 하고 계신 것일까” 하고 중얼거렸다. 그때 불쑥 바둑을 두는 노인 셋이 하루에 오천 리를 가는 흰사슴이 있으면 아무리 먼 곳이라도 갈 수 있다고 말해주었다. 한락궁이는 피리를 불어 흰사슴을 잡았다. 그리고 어머니께 말씀드리고 아버지를 찾아 길을 떠났다. 한락궁이는 자현장자가 보낸 친리동이, 만리동이 개를 따돌리고 서역국을 지나 거북이의 도움으로 황천바다를 건넜다. 거기서 노인들의 집을 고쳐주고, 까마귀들에게 벌레를 잡아주어 서천꽃밭에 도착해 아버지 원강도령을 만났다. 아버지와 아들은 서로를 끌어안고 기뻐했다. 그리고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 환생꽃, 웃음꽃, 싸움꽃, 악심꽃, 선심꽃을 꺾어들고 인간세상으로 향했다.

돌아와보니 어머니의 자취를 찾을 길이 없었다. 자현장자가 한락궁이를 잡아 죽이려고 하자, 한락궁이는 한 번 보면 천 년 살고, 두 번 보면 만 년 사는 꽃이 있다고 말했다. 욕심많은 자현장자의 가족은 그 꽃을 차지하려다가 결국 모두 죽고 말았다. 한락궁이는 어머니가 묻혀있는 대밭에 가서 서천꽃밭에서 가져온 꽃으로 어머니를 살려내어 아버지가 계시는 서천 꽃밭으로 갔다. 원강도령과 원강암이는 그제서야 다시 만나 행복하게 살았다. 훗날 한락궁이는 서천꽃밭의 최고책임자가 되어 모든 꽃들을 다스렸다. 지금도 서천꽃밭에서 살면서 인간세상에 갖가지 꽃향기를 보내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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