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국의 첫 임금 수로왕

가야국의 첫 임금 수로왕

분류 문학 > 초월적 인물형 > 창세(創世)형

• 갈래 : 전설
• 시대 : 삼국이전
• 신분 : 왕족
• 지역 : 영남
• 출처 : 삼국유사 ()
• 내용 :
한반도 동남쪽 끝에 자리잡고 있는 낙동강은 태초로부터 이 고장의 젖줄 노릇을 하여 많은 사람들이 모여 들었지만 나라의 이름도 없었고, 또한 군신의 칭호도 없었다. 아홉 마을을 이루고 살았는데 마을마다 간(干)이라고 하는 추장이 있었다. 그들은 아도간, 여도간, 피도간, 오도간, 유수간, 유천간, 신귀간 등 아홉 사람인데 이들을 통틀어 구간(九干)이라고 했다. 이 지방에서는 매년 3월 첫 뱀의 날을 계욕일이라고 해서 계단을 만들어 놓고 하느님에게 제사를 지냈다. 아홉 마을의 어른과 여러 마을 사람들이 모여 풍년을 비는 제사였다.

제사가 끝나면 물가에 가서 목욕을 하고 마음껏 음식을 먹고 마시고 춤과 노래로 즐겼다. 42년 어느날, 그날도 제사가 한창이라 모두 한자리에 모여있는데, 구지봉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소리를 내는 사람은 보이지 않고 "나는 황천(皇天)의 명령으로 이곳에 와서 나라를 새로 세우고 임금이 되고자 한다. 그래서 이곳에 내려왔으니 너희들은 모름지기 산 꼭대기의 흙을 파면서 이렇게 노래하여라.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놓아라. 내놓지 않으면 구워서 먹겠다. 이 노래를 외치면서 춤을 추어라. 그러면 곧 대왕을 맞이하게 되어 더욱 기뻐서 춤추게 될 것이니라."라는 말만 들려왔다. 그래서 구간들은 이 말을 듣고 모두 기쁜 마음으로 노래하고 춤추었다. 그런 뒤 얼마 되지 않아서 하늘 한 가운데에서 자주빛 줄이 구지봉으로 길게 내려왔다. 그 줄에는 붉은 보자기에 금합이 싸여 매달려 있었다. 금합 속에는 해같이 둥근 황금 알 여섯 개가 들어있었다. 사람들은 그 알을 아도간의 집으로 가져갔고, 이튿날 여섯 개의 황금알이 모두 사내아이로 변해 있었다.

사내아이들은 무럭무럭 커서 십여 일이 지나자 그들은 키가 9척이나 되고 얼굴은 용 같았다. 그들은 금빛 알에서 나왔다고 해서 성을 김(金)이라 하고 가장 먼저 태어난 사내아이를 수로(首露)라고 불렀다. 그 후 제일 먼저 나온 수로는 금관가야국의 왕이 되고 나머지 다섯사내들은 대가야, 아라가야, 소가야, 성산가야, 고령가야의 왕이 되었다. 수로가 금관가야의 왕이 되어 나라를 정비하고 있던 어느 날, 용성국의 왕자 탈해가 바닷길을 따라 가락국으로 왔다. 그의 키는 석 자이고 머리통의 둘레는 한 자였다.

그는 홀연히 수로왕의 궁궐로 들어와서 소리쳤다. "수로왕은 들으시오. 나는 왕의 자리를 빼앗으려고 왔소이다." 수로왕은 뜻밖의 침입자를 대하고 위엄있게 말했다. "하늘이 나에게 명하여 왕위에 오르도록 하여 나라를 평안하게 다스렸다. 그런데 그대가 감히 하늘의 명을 어기고서 왕위에 오르겠다니 내가 줄 수 없다. 어찌 나를 따르는 백성들을 너에게 맡기겠는가." 이 말을 들은 탈해는 "그렇다면 좋다. 우리 서로 나와서 재주를 겨루어 승부를 정하자."라고 말했다. 그리하여 두 사람은 재주를 겨뤘는데, 탈해가 매가 되어 하늘을 날자 수로왕은 독수리가 되어 뒤를 ?았고, 탈해가 참새가 되자 수로왕은 새매가 되었다.

결국 탈해는 수로왕의 앞에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고 떠났다. 백성들의 수로왕에 대한 신임은 높아졌지만 수로왕에게 배필이 없다는 것이 백성들의 큰 근심이였다. 하지만 수로왕은 “내가 이곳에 내려온 것은 하늘의 명령이오. 나와 짝하여 살 왕비도 하늘이 주실 것이오. 그러니 그대들은 너무 염려하지 마시오." 라고 말했다. 그 뒤 하루는 수로왕이 신하들에게 왕비가 올테니 맞이할 준비를 하라고 명령했다. 왕명을 받은 신하가 쏜살같이 망산도로 나갔더니 가락국 앞 서남쪽 바다에서 배 한척이 오더니 그곳에서 한 여인이 나왔다. 수로왕의 앞에 선 여인은 입을 열었다. "저는 아유타국(지금의 인도)의 공주입니다. 성은 허(許)씨이고 이름은 황옥(黃玉)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나이는 열여섯 살입니다. 제가 본국에 있을 때의 일입니다. 그러니까 금년 5월의 어느 날입니다. 부왕과 왕후는 지난 밤 꿈에 황천상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