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스의 경제

라파스의 경제

라파스는 안데스 산맥의 주요 도시들이 몰려 있는 알티플라노 고원 일대의 지역 경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 도시이다. 제조업의 중심지로서 직물, 의류, 신발, 식품 가공 등의 경공업 및 화학 공업이 발달해 있다. 3차 산업도 발달하여, 센트로 구에는 볼리비아 중앙은행을 비롯한 다수의 금융 기관, 그리고 주요 기업들의 본사와 영업소 등이 밀집해 있다. 대도시답게 상업 활동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어, 도시 곳곳에는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

볼리비아는 중앙산맥(Cordillera Central)을 기준으로 동부와 서부로 크게 양분할 수 있다. 서부는 라파스가 속해 있는 알티플라노 고원 지대로 산지가 많고 서늘한 고산 기후를 띠는 반면, 동부는 안데스 산지의 동쪽 사면 및 열대 저지대인 그란차코(Gran Chaco)를 포함한다. 이러한 동서 지역 구분은 지형과 기후의 대비뿐 아니라 자원과 경제 활동, 더 나아가 인구 분포에도 큰 차이를 보인다. 서부 고원 지역은 식민 시기부터 광업이 발달하였고 알맞은 기후 때문에 인구가 많았던 반면, 동부 산록과 저지대는 농업이 중심 산업이었고 인구도 희박하였다. 그러나 최근 동부 그란차코 지역에서 석유와 천연가스가 생산되는 데 힘입어 산타크루스가 급성장하였고, 지금은 인구 면에서 라파스를 추월하였다.

알티플라노 고원 지역은 높은 고도와 건조한 기후, 바다에서 멀리 떨어진 데다 산지 속에 갇힌 고립성 등의 한계를 안고 있다. 알티플라노를 포함한 볼리비아의 고립성은 19세기 초 독립 이래 여러 차례의 국경 분쟁으로 더욱 심화되었다. 이웃 칠레 및 페루와 벌인 태평양전쟁(Guerra del Pacifico, 1879~1883)으로 태평양으로의 통로인 아타카마(Atacama) 지역을 잃었고, 1899~1903년에는 브라질에게 국토의 북부 아크레(Acre) 지방을 양도하였으며, 20세기에 들어와서는 파라과이와의 분쟁(1932~1935)으로 동남부 그란차코 지방의 상당 부분을 잃어버렸다.

국토를 잃는다는 것은 해당 지역의 자원도 함께 잃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지리적, 역사적 배경으로 말미암아 알티플라노의 지역 경제는 다각화되지 못하여 아직도 광업 활동의 비중이 크고, 주민들의 소득이 낮은 탓에 서비스업도 크게 성하지 못한 점은 앞으로 라파스가 풀어야 할 과제이다.

남아메리카의 국가 간 분쟁

남아메리카의 국가 간 분쟁 ⓒ 푸른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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