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스의 사회

라파스의 사회

가. 볼리비아의 실질적 수도

볼리비아 헌법은 수크레를 수도로 명기하고 있지만, 1898년 이후 실질적인 수도 기능은 라파스가 맡고 있다. 사법부를 제외한 입법부와 행정부, 그리고 국가 권력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대통령궁까지 라파스에 있으므로, 수도나 마찬가지라고도 할 수 있다. 수크레가 명목상 수도로서의 상징적인 지위, 그리고 유네스코에 의해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문화 도시로서의 성격이 강하다면, 라파스는 볼리비아, 특히 알티플라노 고원을 중심한 서부 볼리비아의 중심지에 해당한다.

라파스에는 볼리비아의 주요 교육 기관이 있다. 국립 대학인 산안드레스 대학교(Universidad Mayor de San Andrés)를 비롯하여 다수의 대학이 라파스에 자리 잡고 있다. 산안드레스 대학교는 1830년에 설립된 종합 대학으로 볼리비아에서 가장 역사가 오랜 대학이다.

라파스 시는 7개의 구(macro distrito)로 구획되어 있으며, 각 구는 1~7번까지의 일련번호와 이름이 붙여져 있다. 시 중심부에 있는 센트로 구(Distrito Centro)는 각종 업무용 빌딩과 금융 기관, 사무실 등이 밀집한 중심 업무 지구에 해당한다.

볼리비아의 인구와 자원 분포

볼리비아의 인구와 자원 분포 ⓒ 푸른길

나. 고도차에 따른 거주지 분화와 독특한 경관

라파스는 안데스 산맥의 고지대에 위치할 뿐만 아니라 시가지의 고도 편차가 크기 때문에 독특한 경관과 주거 형태를 보여 준다. 고도에 따른 거주지 분화 현상으로 라파스 시내는 저지대-중간 지대-고지대로 삼등분해서 인식되기도 한다.

저지대는 라파스에서 비교적 온화한 지역으로, 주로 부유층이 거주하는 곳이다. 해발 3,600m 정도에 해당하는 중간 지대에는 라파스의 중심 업무 지구인 센트로 구가 위치한다. 고지대는 서민들의 거주지이자 산업 시설이 들어서 있다. 고도가 높기 때문에 기온이 낮으며, 가파른 지형으로 인해 산사태의 위험이 있고, 오염 물질이 주변의 산업 시설에서 배출될 뿐만 아니라, 아래에서 위로 불어오는 바람을 타고 운반되기도 하는 탓에 환경도 쾌적하지 못한 편이다.

라파스에서는 알티플라노 고원을 둘러싼 고봉들에서 멀지 않아, 해발 6,460m의 일리마니(Illimani) 산 등 만년설이 덮인 산들을 볼 수 있는 등 주변 경관이 웅장하다.

다. 라파스-엘알토

오늘날 라파스는 인접한 위성 도시 엘알토와 함께 ‘라파스-엘알토(La Paz-El Alto)’ 광역 도시권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라파스-엘알토의 총인구는 170만 명에 달하여, 이 두 도시를 하나의 도시로 간주한다면 산타크루스를 제치고 볼리비아 제1의 도시가 된다.

이처럼 라파스와 엘알토 두 도시를 하나의 도시권으로 간주하기도 하는 까닭은, 엘알토가 라파스 시역의 급속한 팽창, 즉 스프롤(sprawl) 현상에 따라 급격히 성장한 위성 도시이기 때문이다. 엘알토는 본래 산악 지대로 20세기 이래 철도 부설과 더불어 취락이 형성되기 시작하였다. 라파스가 성장하면서 시역(市域)은 인접한 엘알토로 급격히 확장되기 시작했고, 서민층 및 노동자 거주지와 산업 시설이 엘알토로 급속히 몰려들면서 2000년대 이후에는 엘알토의 인구가 라파스 인구를 추월하기에 이르렀다.

그 과정에서 라파스는 중산층 이상이 많이 거주하는 반면, 엘알토는 노동자 등 서민층이 거주하고 산업 시설이 소재하는 구조가 되었다. 그러다 보니 엘알토의 주거 환경이 라파스에 비해 열악해지는 등, 두 도시 사이의 공간적 분화 및 불평등과 같은 사회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연관목차

499/1205
6. 볼리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