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데쿠바의 문화

산티아고데쿠바의 문화

산티아고데쿠바는 에스파냐의 문화와 아프리카의 문화가 혼합된 특색 있는 문화가 발달한 도시로, 문화적 전통이 잘 나타나는 지역이다. 쿠바의 대표적인 문인인 호세 마르티(José Martí)를 비롯하여 쿠바의 시인인 호세 마리아 에레디아(José María Heredia)를 배출하기도 하였다. 또한 쿠바의 대표적인 음악인 손(son)이 탄생한 곳이기도 하며, 쿠바의 유명 음악가들을 배출하였다.

쿠바의 대표적인 음악 그룹인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Buena Vista Social Club)’의 일원이며, 독일인 영화감독인 빔 벤더스(Wim Wenders)가 연출한 다큐멘터리 영화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에도 참여한 콤파이 세군도(Compay Segundo), 이브라임 페레르(Ibrahim Ferrer), 엘리아데스 오초아(Eliades Ochoa) 등이 이곳 출신이다.

가. 쿠바의 민요, 손

손(son)은 쿠바에서 탄생한 여러 장르의 음악 중 쿠바의 혼혈 문화를 가장 잘 나타내는 음악으로 쿠바의 민요 또는 국악이라고도 불린다. 손은 음악이자 춤이며 합주곡이다. 손의 기원에 대해서는 16세기 말의 작곡가인 마 테오도라(Ma Teodora)가 작곡한 손에서 기원한다는 설도 있으나, 이보다는 18~19세기에 마에스트라 산지, 산티아고데쿠바, 관타나모(Guantánamo) 등 쿠바 동남부에서 유행한 음악이라는 설이 더 유력하다.

당시 손은 농촌에서는 농민들이 부르는 민요의 형식이었고, 도시에서는 빈민들의 고단한 삶을 위로해 주는 가요의 형식이었다. 주로 사회의 하층 계급이 즐겨 불렀던 음악이기에 악기는 일상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도구를 이용하였다. 손은 에스파냐의 음악적 요소와 아프리카의 선율이 반영되어 리듬이 가벼우면서도 긴 여운을 남긴다고 평가받는다. 당시 손의 가사는 농부들이 일하면서 서로를 부르는 내용이나 각종 감탄사들로 이루어져 있었고, 서로의 안부를 묻거나 농촌 풍경을 묘사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손은 쿠바 각 지역으로 퍼져 나가면서 쿠바의 대표 음악으로 자리 잡았다. 20세기 초에 산티아고데쿠바를 비롯한 동남부 지역 주민들이 아바나의 군대에 입대하면서 손도 같이 옮겨 갔고, 군인들이 전국으로 이동하면서 손도 전국으로 확산되었다는 설이 있다. 전국으로 확산된 손은 각 지역의 특색을 반영하며 발전하였다. 손의 춤은 남녀가 함께 추는 것이 기본이다. 1920~1935년에 손은 쿠바 최고의 음악으로 인정받았으며, 1930년대에 유럽과 미국에서 크게 유행하였다.

시대가 바뀌면서 손은 끊임없이 변형되어 콘훈토(Conjunto), 송고(Songo) 등을 비롯한 여러 음악을 파생시켰으며, 카리브 해의 대표적인 음악이 되었다. 특히 이그나시오 피녜이로(Ignacio Piñeiro)의 ‘에찰레 살시타(Échale Salsita)’ 7중주라는 손에서는 ‘살사(salsa)’라는 단어가 나왔는데, 이후 손은 변형을 거쳐 살사가 되었다.

나. 럼의 도시

산티아고데쿠바는 쿠바의 유명 럼주가 탄생한 도시이다. 1862년, 현재 세계적으로 유명한 럼주 회사인 바카르디(Bacardi Limited)의 창업주인 파쿤도 바카르디(Facundo Bacardi)와 그의 형 호세(José)가 이 도시의 양조장에서 최초의 맑은 럼을 판매하였다. 본래 에스파냐 카탈루냐(Cataluña) 지방의 와인 상인이었던 파쿤도는 당시 고급 주류라 할 수 없었던 럼을 자신들이 개발해 낸 기술로 맛과 빛깔을 개선시켰으며, 럼의 다양화를 이루었다.

바카르디 가문은 19세기 말 쿠바의 독립 전쟁 시기에 혁명군에 가담하고, 그들을 금전적으로 지원하였다. 이로 인해 정치적 탄압을 받았으나, 쿠바의 독립 이후 1899년에 파쿤도의 형제인 에밀리오 바카르디(Emilio Bacardi)가 산티아고데쿠바의 시장으로 임명되었다. 이후 바카르디 사는 럼주를 쿠바의 대표적인 상품으로 만들며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순조로운 행보를 하였다. 바카르디 가문은 쿠바의 혁명 정부, 특히 카스트로에 호의적이었으나, 쿠바 혁명 이후 친소련 성향의 체 게바라가 주도권을 잡자 쿠바 정부와 갈등을 빚었다.

1960년에 국가가 바카르디 사의 거대한 부를 국유화하자 이 회사는 바하마 제도로 옮겨 갔으며, 혁명 이전에 세워 놓았던 푸에르토리코와 멕시코의 생산 공장으로 생산 중심지를 옮겨 갔다. 바카르디 가문이 외국으로 옮겨 가면서 양조장을 비우자, 이를 이용하여 현재 쿠바의 유명 럼주들이 산티아고데쿠바에서 탄생하였다.

현재 쿠바의 대표적인 럼은 아바나 클럽(Havana Club)으로, 혁명 당시에 국가가 몰수하여 국영 기업화하였다. 쿠바 정부는 프랑스의 주류 회사인 페르노리카(Pernod Ricard)를 통해 아바나 클럽의 럼주를 전 세계에 판매하는 한편, 미국 내에서 판매되는 아바나 클럽 럼주는 바카르디 사가 푸에르토리코에서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다. 카니발

쿠바는 일 년 내내 음악과 춤으로 이루어진 성대한 카니발이 열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특히 산티아고데쿠바는 아바나와 함께 대표적인 카니발 문화를 지닌 도시로 유명하다. 이 도시에서 카니발의 역사는 식민 시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 20세기에는 도시 건설을 기념하고 축하하는 카니발이 주를 이루었다. 산티아고데쿠바의 카니발 중 7월에 7일간 열리는 카니발이 가장 성대하다. 그중 7월 24일에 열리는 산타크리스티나 카니발, 7월 25일에 열리는 산티아고 카니발, 7월 26일에 열리는 산타아나 카니발이 유명하다.

성인과 사도의 기념일에 열리는 카니발이지만 산티아고 카니발은 종교적 색채를 띠지 않는다. 산티아고 카니발에서도 라틴아메리카 축제의 특징인 꽃마차, 대형 인형, 장대 등불 등이 행렬이 이루어진다. 산티아고데쿠바에는 18세기 말 아이티 노예 혁명을 피해 프랑스계 인구가 다수 이주하였는데, 이들과 함께 프랑스식 흑인 음악과 춤이 전해졌다. 이들의 문화가 산티아고데쿠바의 카니발을 더욱 화려하고 다채로운 볼거리를 갖추게 하였다.

이 밖에도 7월의 2주 동안 시가지의 중심에 위치한 세스페데스 공원(Parque Céspedez)에서 푸에고 축제(La Fiesta del Fuego)가 열린다. 축제 기간 동안 산티아고데쿠바의 모든 마을에서 카리브 해 지역의 모든 문화가 발현되어 카리브 해의 수도로 변신한다고 평가받는다.

라. 세계 문화유산 - 모로 성

산티아고데쿠바는 카리브 해 지역에서 활동하던 해적들의 공격을 지속적으로 받았다. 17세기 초에 활동한 프랑스의 해적인 자크 데 소어(Jacque de Sores)의 공격은 도시에 가장 큰 피해를 입혔다. 이러한 공격을 막기 위해 1633년에 도시를 둘러싸는 방어 시설을 건설하기 시작하여 1643년에 완성하였다. 당시 건설된 모로 성(Castillo de San Pedro de la Roca)은 현재까지도 건재하며, 1997년에 유네스코(UNESCO)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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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니카라과
15. 온두라스
16. 쿠바
17. 과테말라
18. 파나마
19. 코스타리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