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나의 경제

아바나의 경제

가. 개황

식민 시기 아바나의 경제는 도시의 지리적 위치에 의해 발달하였다. 아바나는 에스파냐 식민지와 에스파냐를 잇는 가장 중요한 항구였다. 식민지의 금과 은을 비롯한 값진 물품이 아바나로 집중되어 에스파냐로 수송되었다. 18세기 영국의 점유 이후 아바나의 경제는 새 전기를 맞이하여 에스파냐와 교역하던 항구에서 사탕수수의 생산과 교역으로 이윤을 추구하는 사회로 변화하였다.

설탕 생산을 기반으로 하는 경제는 식민 시기를 거쳐 독립 이후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20세기 초 미국과 긴밀히 협력하던 시기에 미국은 쿠바가 생산한 설탕을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사들였고, 쿠바 혁명 이후 소련도 마찬가지로 쿠바의 설탕을 높은 가격에 사들였다. 그러나 소련의 붕괴 이후 쿠바와 아바나의 경제는 어려움을 맞았으며, 이를 ‘특별한 시기’라 부른다.

현재, 쿠바와 아바나 경제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던 설탕 생산 경제는 상대적으로 비중이 줄어들었다. 아바나에는 쿠바의 주요 산업인 화학 및 제약 업체가 집중되어 있으며, 식품 가공업도 아바나 경제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특히 식민 시기부터 쿠바와 아바나의 주요 산업이던 럼을 중심으로 하는 주류업과 유명한 시가(cigar) 생산업은 최근 관광업과 연계되어 더욱 발달하였다.

아바나는 쿠바에서 가장 중요한 항구로, 쿠바의 수입과 수출의 50% 정도가 아바나 항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어업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소련의 붕괴 이후 쿠바는 관광업을 국가의 주요 산업으로 삼았으며, 이중 통화 제도로 외화의 유입을 극대화하고 있다. 아바나는 역사 지구와 아바나의 도심 지구인 베다도(Vedado) 및 해안 지대를 바탕으로 하여 쿠바 관광 산업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 2000년 아바나 전체 고용 인구의 89%가 정부 및 정부가 운영하는 기관에 고용되었으나, 2010년 민간 부문의 고용이 허용된 이후 관광업과 상업 및 운송업을 중심으로 민간 부문의 고용이 증가하고 있다.

나. 이중 통화 제도

쿠바는 현재 미국 달러를 비롯한 외국환과 교환할 수 있는 태환 페소(CUC)와 자국 통화로, 외국환과 교환할 수 없는 쿠바 페소(CUP)의 이중 통화 제도가 운용되고 있다. 태환 페소와 쿠바 페소의 환율 차이는 24 대 1에 이른다. 태환 페소를 얻을 수 있는 사람, 즉 관광업에 종사하거나 외국인이 소유한 기업에 종사하는 사람, 해외에 체류한 가족의 송금을 받는 사람 등은 의류부터 텔레비전 등의 가전제품에 이르기까지 값비싼 물품을 구입할 수 있다. 오로지 쿠바 페소에만 의존하는 인구는 전체 쿠바 인구의 절반 정도이며, 공공 부문의 임금이나 연금은 쿠바 페소로만 지급된다. 따라서 이들은 태환 페소를 얻을 수 있는 사람들과 구매력에 많은 차이가 있다. 아바나는 쿠바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는 지역으로, 태환 페소의 유입이 풍부하고 내국인들 사이에서도 많이 사용하고 있으며, 일부 상점에서는 태환 페소만 받기도 한다.

다. 특별한 시기

1960년 쿠바 혁명 이후, 이 나라는 미국의 뒷마당에 위치한 사회주의 국가로서 소련의 경제적, 정치적 지원을 받았으나, 소련의 해체 이후 그러한 수혜는 중지되었다. 이에 더하여, 쿠바에게 미국이 실시한 수출입 금지 조치 때문에 쿠바의 경제적․정치적 상황과 위상은 크게 변화를 겪었다. 이에 쿠바는 경제적 위기를 벗어나기 위하여 일련의 급진적인 정책 변화를 시도하였고, 쿠바의 이러한 변화 기간을 ‘특별한 시기’라고 부른다. 특별한 시기 동안 쿠바는 그간 금지하였던 외국인 직접 투자를 허용하였고, 물자 배분에 시장 체제를 도입하였으며,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여러 조치를 취하였다. 특별한 시기를 거치면서 노동자들의 실질적인 임금은 감소하였고, 도시 빈민의 규모는 급속히 증가하여 전체 인구의 20%에 이르렀다. 1980년대까지 0.24로 매우 낮았던 쿠바의 지니 계수는 2000년경 0.38까지 증가하였다.

현재 쿠바는 국내 수요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상품을 생산하고 있다. 쿠바에서 소비되는 식량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고 있고, 주력 산업이던 설탕 산업 또한 급격히 쇠퇴하였다. 니켈 생산, 관광, 보건 관련 산업 및 생명 공학 부문 등만이 다소간의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하여 쿠바 정부는 2010년 10월 ‘쿠바 경제 및 사회 정책의 가이드라인’을 발표하였다. 경제 개혁의 핵심은 쿠바 정부에 고용된 많은 수의 인원을 감축하고, 민간 부분에서 고용을 창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법적으로 국영 부문에 해당되었던 200여 종의 일자리가 민간 부분으로 이관되었으며, 민간 소기업에 대한 허가 건수가 10만 건을 넘어섰다. 가장 큰 변화는 가족 이외의 구성원을 기업체에 고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한 것이다. 이는 국영 분야에서 해고된 상당수의 인력을 민간 분야에서 흡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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