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나의 위치와 자연환경

가. 지명

식민 시기 아바나의 정식 명칭은 산크리스토발데라아바나(San Cristóbal de La Habana)였다. 쿠바 섬에 거주하던 원주민인 아바과넥스(Habaguanex)와 아바나의 수호성인인 산크리스토발(San Cristóbal)의 이름을 결합한 것이다. 영어권에서는 하바나(Havana)라고도 한다.

나. 위치

아바나는 쿠바 섬의 북서부에 있는 항구이다. 도시의 북쪽은 플로리다 해협에 연하고, 시가지는 아바나 만을 둘러싸고 있어 항구가 발달하기에 유리하다. 플로리다 해협은 쿠바 섬과 플로리다 반도 사이에 위치하여 멕시코 만과 대서양을 연결하며, 멕시코 만류가 대서양을 건너서 유럽의 북해에 이른다. 이처럼 멕시코 만류의 발원지였기에 식민 시기 식민지와 에스파냐를 잇는 주요 기항지였으며, 식민지 아메리카의 주요 도시와 해로로 연결되었다.

미국과 에스파냐의 전쟁 이후 아바나는 미국과 라틴 아메리카를 잇는 중간 거점으로서 역할을 하였다. 미국 플로리다 주의 남부 키웨스트(Key West) 섬과 아바나의 거리는 32㎞로 매우 가깝다. 이런 근접성 때문에 미국은 쿠바의 사회주의 정권에 대해 경제 봉쇄로 강력하게 대처하고 있다.

다. 지형 및 기후

아바나 만의 서쪽에 있는 아바나의 시가지는 전반적으로 평탄한 지형이나, 아바나 만 동쪽은 상대적으로 고도가 높다. 고도가 높은 곳에는 도시를 방어하기 위한 요새가 건설되어 있다. 알멘다레스(Almendares) 강이 도시의 남쪽에서 북쪽으로 흐르면서 플로리다 해협으로 흘러 들어간다.

대앤틸리스 제도의 무역풍과 허리케인 경로 ⓒ 푸른길

아바나의 기후는 열대 사바나 기후에 속한다. 위도가 낮고 무역풍 및 멕시코 만의 영향으로 여름에는 다습하고, 겨울에는 온난 건조한 기후를 나타낸다.

월평균 기온은 여름인 6~9월에 27℃ 정도이며, 겨울에 해당하는 12월에서 이듬해 2월에도 22~23℃ 정도이다. 연평균 강수량은 1,189㎜ 정도인데, 우기인 6~10월까지 월별로 100~180㎜의 비가 내리고, 겨울에 50㎜ 안팎의 비가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