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신 어머니를 꿈속에서 친견한 등보살

돌아가신 어머니를 꿈속에서 친견한 등보살

분류 문학 > 불교설화모음 > 신앙설화

• 주제 : 신앙
• 국가 : 중국
• 참고문헌 : 지장보살영험설화

의주(葦州)에 사는 등(鄧)씨라는 여인이 있었다.
그는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셔서 백부 밑에서 자랐는데 장성하면서 날이 갈수록 간절해지는 것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었다.
돌아가신 분을 만나 뵐 수 없는 것은 너무나 뻔한 일인데도 보고 싶은 생각을 누를 수 없었다.
그는 일찍이 어머님을 여의었기 때문에 어머니의 얼굴마저 기억할 수 없었으나 자기에게도 분명히 있었던 그 어머니의 얼굴을 보고 싶은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자나 깨나 어머니 생각이 떠나지 않다가 한번은 가까운 절에 찾아가서 스님에게 물었다.
「돌아가신 저의 어머니의 얼굴을 볼려면 어떻게 하여야 합니까?」
스님이 일러 주셨다.
「한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지장보살님을 공경하면 됩니다.
지장보살님은 중생들을 불쌍히 여기시는 자비하신 마음이 워낙 크시므로 당신이 일심으로 지장보살을 생각하고 염불하면 지장보살님의 자비하신 힘을 입어 소원 성취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말을 들은 등씨 여인은 어둔 밤에 불을 만난 것과 같이 생각하고 그때부터 밤낮으로 일심으로 그의 어머니를 위하여 지장보살을 염 하였다.
이렇게 한참동안 시간이 흘러갔다.
어느 날 밤 등씨 여인은 꿈에 염불을 가르쳐 주신 스님을 만났다 꿈속에서 그녀는 염불을 하고 있었는데 스님이 찾아와 하시는 말씀이
「당신 어머니를 뵈오러 갑시다.」
하는 것이었다.
여인은 하도 기뻐서 염불을 하면서 스님을 따라 집문을 나섰다.
그런데 어느덧 스님은 허공을 날고 있었고 여인은 스님 등에 엎혀 있었다.
스님은 순식간에 천상에 이르러 굉장한 큰 궁궐 안에 이르자 스님은 앞에서 걷고 있었고 여인은 어느덧 그 뒤를 따르고 있었다.
중천 하늘까지 솟아올라 보이는 높은 궁전이 있었는데 거기는 형용할 수 없는 보배구슬로 장엄되어 있었고 높이는 49층이나 되었다.
그 궁전은 마니보전(摩尼寶殿)이라고 하였는데 그 안에 장엄된 찬란한 모습은 도저히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것이었다.
거기에는 많은 천상사람들이 한가롭게 즐기고 있었는데 거기서 꿈에도 잊지 못하였던 어머니를 만날 수 있었다.
등씨 여인은 너무 반가와서 어머니 앞으로 달려가 절하려다가 그만 엎드려지면서 통곡하였다.
한참만에야 눈물을 거두고 그의 어머니 얼굴을 자세히 우러러 보았다.
그리고 그 손을 만지면서 뼈 속에 사무쳤던 그리움을 풀었다.
딸이 어머니에게 여쭈었다.
「어머니께서 언제부터 이 천국에 와 계셨습니까?」
「네가 나를 위하여 지장보살을 생각한 공덕으로 내가 여기에 날 수 있었다. 그러고 또 그렇게도 보고 싶던 네 얼굴을 지금 만나게 되는 것도 역시 네가 지장보살께 기도한 공덕이다.」
등씨 여인은 꿈을 깨니 천국도 어머니도간 데 없고 평상시의 자기 집 그대로였다.
그러나 그의 가슴 속에는 분명히 깊은 소원을 성취한 만족감이 넘치고 있었다.
그녀에게는 꿈이 아니었던 것이다. 지장보살이 한없이 고마웠다.
그리고 생각하니 염불을 가르쳐 주신 스님이 또한 하늘같이 고마웠다.
날이 밝자 그녀는 곧 집안 돈을 풀어 피륙전에 찾아갔다.
그리하여 옷 한 벌을 정성껏 만들어 스님께 갖다 올리며 감사의 말씀을 드렸다.
그러나 스님은 옷 공양을 하게 된 연유를 알지 못하고 있었다.
사뭇 의아해 하시는 스님께 등시 여인은 말하였다.
「스님 덕분에 어머니 뵙는 소원을 이루었으니 이 은혜를 뭐라 말할 수 없습니다.」
하고 머리를 조아렸다.
스님은 무슨 뜻 인지를 알지 못하였다.
등씨 여인은 전날 밤 있었던 자초지종을 자세히 말씀드리니 그제야 의혹이 풀렸는 듯 큰 목소리로 도량이 떠나갈듯 호쾌한 함박웃음을 터뜨리셨다.
「암, 옷을 받아야지. 나무지장보살마하살.」
두 사람 머리 위에는 금방 구름에서 벗어난 햇살이 둥글게 감싸면서 빛나고 있었다.

<지장보살영험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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