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장보살의 가피력으로 도적을 물리치고 아버지를 구해주신 지장보살

지장보살의 가피력으로 도적을 물리치고 아버지를 구해주신 지장보살

분류 문학 > 불교설화모음 > 신앙설화

• 주제 : 신앙
• 국가 : 중국
• 시대 : 당나라
• 참고문헌 : 지장보살영험설화

당나라 무주(撫州)에 살던 조(祖)씨는 일찍부터 부처님께 귀의하고 지장보살 앞에 지극한 정성으로 염불하였다.
무주자사(撫州刺史)의 며느리가 되었는데 지장보살을 향한 공겸심은 더욱 더 간절하였다.
그러나 그의 부모들은 전혀 신심이 없었다.
그러므로 조씨는 부모들을 위한 생각이 잠시도 떠나지 않았다.
오래 생각하던 나머지 조씨는 부모님들을 위하여 자기가 가진 패물이며 피륙을 팔아 돈을 장만하고서 지장보살 존상을 조성하기에 이르렀다.
높이는 석자이고 금빛이 찬란한 금옷(도름)을 모셨다.
그리고 그 앞에서 조석으로 정성을 바쳐 예배공양하고 또한 염불하였다.
조씨 부인은 참으로 효자였던 것이다.
그 후 얼마 지나 그의 아버지는 일이 있어 외출하셨는데 그의 집에 밤중에 도적이 들어와 집만을 엿보았다.
도적이 내실 문틈으로 가만히 들여다보니 금빛이 찬란한 지장보살이 앉아 계셨다.
도적은 이를 보자 움찔하여 뒤로 물러섰다.
그리고 감히 도적생각을 내지 못하고 담을 넘어 돌아갔다.
그 이튿날 도적은 의관을 점잖이 차리고 그 집에 다시 가보았다.
문틈으로 비춰진 지장보살의 광명에서 그의 마음 속 한 구석에 착한 마음이 움텄던 까닭이다.
그래서 그 집주인을 찾으니 안 주인 혼자 계실 뿐이며 밤에 본 지장보살의 성상은 찾아볼 수 없었다.
도적은 더욱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기필 이 집에는 성인이 가호하시는 댁이라는 것을 느끼고 이제까지의 자기의 과거를 다 털어놓고 말하였다. 그리고 진정으로 참회하고 그 노인에게 공경스런 인사를 드리고 물러갔다.
그런 일이 있은 뒤에 다시 조씨 아버지는 먼 길을 가다가 우연히 오래전에 원한 맺힌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
그는 원한이 아직도 풀리지 않은 듯 다짜고짜 칼을 빼어들고 「잘 만났다. 이 녀석」 하면서 덤벼들었다.
조씨의 아버지는 혼비백산하고 당황하여 어쩔 줄 모르고 있는데 갑자기 그 앞에 금빛 옷을 입은 스님 한 분이 나타나 원수가 내려치는 칼을 막았다.
원수는 몇 번이고 칼을 휘두르면서 그 스님을 치더니 스님이 머리에 칼을 맞아 땅에 쓰러지자 원한이 풀린 듯 가버렸다.
원수의 눈에는 스님이 아버지로 보이는 듯했다.
그의 아버지는 그 도적이 떠난 다음 마치 꿈에서 깨어난 듯 정신을 차려 살펴보았지만 쓰러져 죽은 스님은 보이지 아니했고 피 한 방울도 찾아볼 수 없었다.
하도 놀랍고 기이하여 그의 아버지는 가던 길을 멈추고 곧바로 염불 잘하는 자기 딸의 집으로 찾아갔다. 그리고 그날 당한 일의 자초지종을 딸에게 말하였다.
부녀는 이상히 여기고 문득 생각나는 바가 있어 지장보살께로 가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지장보살상은 칼 맞은 것 같은 흔적이 보였고 금빛도 변해 있었다. 부녀는 지장보살 앞에 엎드려 지장보살이 급할 때 나타나시어 대신 목숨을 구해주고 묵은 원수의 원한심을 풀어준 것을 깊이 느끼면서 머리를 조아렸다.
조씨 부인은
「지장보살이 우리 아버지가 맞아 죽을 액난을 대신 맞았다.」
하며 흐느껴 울면서 예경을 쉴 줄 몰랐다.
이 일이 있은 다음부터 그의 부모님이 신심이 생겼다.
그리고 열심히 염불하는 지장보살 신자가 되어 79세에 세상을 떠났다.
죽은 지 35일이 지나서 딸의 꿈에 아버지가 나타났다.
그의 아버지의 몸에서는 금빛 광명이 나며 허공을 평지와 같이 자유자재하게 날듯이 다니는 것이었다. 하도 반갑고 신기하여 조씨는 아버지를 향하여 소리 쳤다.
「아버지, 어디로 가십니까?」
그의 아버지는 가까이 오면서 딸에게 자상한 목소리로 말하였다.
「나는 이제 제4천의 동사보처(同事補處)로 가는 길이다. 나뿐만 아니라 천상에 나는 사람들은 모두 지장보살님의 인도를 받아 간다.
너도 지장보살을 더욱 잘 공경하라. 너의 어머니는 30년 뒤에 올 것이며 너도 25년 뒤에 올 것이며 너의 남편은 28년 뒤에 와서 함께 살게 될 것이다. 그러니 안심하고 잘들 살아라.」
이 말을 마치자 아버지의 자취는 간 곳이 없었다. 과연 그 뒤에 조씨의 어머니나 조씨 자신, 그리고 조씨 남편은 아버지 말과 같이 세상을 떠났다.
그 뒤로부터 무주 고을 안에 지장보살의 등상이나 화상을 조성하여 예배 공양하는 사람이 많아졌으며 감응을 받은 사람 또한 적지 않았다.

<지장보살영험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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