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상원사에 나타난 관세음보살

양평 상원사에 나타난 관세음보살

분류 문학 > 불교설화모음 > 신앙설화

• 주제 : 신앙
• 국가 : 한국
• 시대 : 조선
• 지역 : 경기도
• 참고문헌 : 최항관음현상기

이조 세조(世祖) 대왕7년 10월에 중궁과 세자와 같이 경기도 지평(砥平 :지금 양평) 미지산(彌智山, 지금의 용문산) 밑으로 사냥을 갔다. 대왕은 산 밑에 머물러 두고 위졸(衛卒)두엇만 데리고 상원사(上院寺)로 올라갔다.
그 절은 효령대군(孝寧大君) 원당(願堂)이었다.
그 전날은 번개와 천둥과 비와 우박이 왔지마는 이날은 구름 한점이 없고 일기가 청화하였다.
절을 2리쯤 남겨놓고 종소리, 북소리, 범패(梵唄) 소리가 요란하게 들리었다.
대왕은 생각하기를
「아마 호령대군이 미리 스님을 시켜서 작법(作法)하면서 기다리나보다.」
하였다. 그러나 급기야 가서 본즉 산중은 적적하여 한사람도 없었다.
조금 있다가 또 범패소리가 들리었다. 그러나 어디서 나는지 알지 못하였다.
절 밖에 있는 스님들이 하는가 하였으나 그때 스님은 모두 절을 비우고 멀리 나가 아무도 감히 가까이 있는 자가 없었다.」
그러므로 그것은 범천(梵天)에서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때 산하에 머물러 있던 장상(將相)과 군민들은 모두 공중에서 경운(慶雲)이 일어나되, 바로 절위에는 황색이 하늘까지 닿으며 관세음보살상이 나타나는 것을 보았다.
흰옷이 펄펄 날리며 광명이 비치어 산천초목과 의복 기구까지 모두 금색으로 변하는 것이었다. 그들은 모두 희유한 것을 찬탄했다.
또 상원사 가까이에 반야암(般若庵)이 있었는데, 승속이 많이 모여 있었다.
그들은 국왕이 상원사에 들어간 지 얼마 안 되어 상원사 담화전(曇華殿) 위에 흰 기운이 솟구쳐 올라 흰옷의 관세음보살로 변화하는 것을 보았다.
관음보살은 신장이 3장(丈) 남짓 뒤고 천의(天衣)의 길이가 그보다 1장은 더 되는 듯한데, 원광이 찬란하고 흑 · 적 · 황의 오색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상호가 장엄하고 광채가 휘황찬란하여 하늘과 땅을 밝게 비추다가 한참 만에 흩어졌다. 그 광경을 보고 찬탄하고 공경하여 정례하였다.
그 산에서 30리쯤 떨어진 천녕현(天寧縣)의 백성들이 멀리 미지산(彌智山) 허리에 노란 구름이 서리어 솟구쳐 오르는 것을 바라보고, 모두 예배하면서 오늘 대가(大駕)가 상원사에 행차림으로써 저와 같은 서기가 일어난 것이라고들 말하였다는 것이다.

<崔恒 撰 觀音現相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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