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에 나타난 구렁이 관세음보살

금강산에 나타난 구렁이 관세음보살

분류 문학 > 불교설화모음 > 신앙설화

• 주제 : 신앙
• 국가 : 한국
• 지역 : 강원도
• 참고문헌 : 권상노전사기

어느 때 어떤 중이 금강산 구경을 갔는데 그는 좋은 염주를 가졌었다.
수미암(須彌庵)의 주승은 그것을 탐내어 산으로 구경을 가자고 꾀어 어느 위험한 곳으로 인도하여 염주는 뺏고 사람은 절벽에서 밀어 떨어뜨렸다.
그 객승은 절벽에서 떨어져 내려가다가 무엇엔지 걸리어 죽지는 않았지마는 정신을 잃었다가 다시 깨어보니 천야만야한 절벽의 한 중턱의 나뭇가지에 걸려 있었다.

그러나 깍은 듯한 절벽이라 올라갈 도리가 없었다.
마침 보니 돌틈에서 어마어마하게 큰 대망이 나와 낙엽 위에 누우니 무수한 작은 뱀들이 사방에서 모여들어 큰뱀의 비늘을 들치고 피를 빨아먹고 갔다.
그러자 그 큰뱀은 사람의 말을 하며,
「스님!」
하고 불렸다. 객승은 놀라며 대답했다.
뱀은 다시,
「스님이 내말을 들으시면 내가 살려드릴 것이요, 듣지 않으면 내게 죽을 것이니 어떻게 하시려오.」 했다. 객승은 부득이 듣겠다고 승낙하였다.
뱀은 다시
「나는 전생에 유점사(楡岬寺) 화주 아무개입니다. 그런데 절을 중수하고 시주에게 돈을 걷어가지고 절을 중수하지 못하고 죽었기 때문에 이 몸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아까 그 작은 뱀들은 모두 그 시주들로 큰 법당 마루 밑에 묻고 저축해 두었지마는 시주의 돈을 제대로 써주지 못해서 이 죄를 받고 있습니다. 스님께서 유점사로 가서 그 돈을 찾아 절을 중수해 주시면 나는 이 몸을 벗을 수 있습니다.」
했다. 객승이
「그리하마.」
고 했더니 그 뱀은 돈을 묻은 장소와 돈의 액수를 자세히 일러주며,
「그러면 내등에 업히시오.」
하고 허리를 치밀었다.
객승이 그 위에 올라앉으니 뱀은 허리를 치밀어 절벽위에 대어 주었다.
객승은 유점사로 바로 달려가서 대중에게 절을 중수할 화주가 되겠다고 청했다.
거기서 승낙을 얻어 뱀에게 들은 대로 그 돈을 파내서 절을 일신 중수했다.
회향하는 날에 내외 금강산 각사암 주승을 모두 청했더니 수미암 주승도 왔다.
그 주승은 이 화주를 보자 깜짝 놀라 어찌할 줄을 몰랐다.
화주는 쫓아나가 그 손을 잡고 웃으며,
「이러한 인연이 도래하여 불보살과 호법신이 그렇게 만든 것이지 그것이 어찌 스님의 본심이겠소. 안심하시오. 스님이 아니었으면 어떻게 이런 불사를 할 수 있었겠소.」
하고 파혹을 하였다.
유점사는 53불의 수효대로 화주가 나고 또한 중수를 한다고 한다.

<權相老傳士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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