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제건원·서경천도운동

고려 인종 때 황제를 칭하고 독자적인 연호를 사용하며 수도를 으로 옮기자는 운동.

고려 중기 서경출신의 신진관료들을 중심으로 전개된 정치·외교운동으로 의 배경이 되었다. 이 진압된 후 등 개경의 문벌이 계속 세력을 잡고 있는 가운데 서경출신의 신진관료인 정지상·백수한· 등이 대두하여 서경천도를 주장했다. 서경천도운동은 국초에도 세력을 약화시키고 왕실의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시도되기도 했지만 대내외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인종조에 다시 대두했는데, 이는 서경 출신의 신진관료들이 개경의 문벌 귀족을 누르고 정치적 권력을 장악하려는 목적으로 대대적으로 전개된 것으로 보인다.

서경천도파는 이와 같은 자기들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당시 유행하고 있던 지리도참설과 더불어 칭제건원·금국정벌론 등을 표면에 내세웠다. 당시 동아시아의 새 강자로 등장한 금나라에 대해 문벌귀족들은 이래로 신례(臣禮)를 취하는 등 실리 위주의 외교정책으로 대외적인 안정을 추구했다. 그러나 당시 금나라에 대한 사대에 반대하는 주장이 거세게 일어났으며, 이러한 주장은 정권을 장악하고 있던 문벌귀족에 대한 불만과 결부되었다. 서경천도파는 이러한 배경에서 천도운동과 함께 칭제건원·금국정벌론을 계속 주장했던 것이다.

그러나 천도운동은 개경 문벌귀족들의 반대로 좌절되고 이러한 상황에서 정지상·백수한·김안 등의 온건파와는 달리 묘청 등의 강경파는 무력으로 천도운동을 결행, 반란을 일으켰다. 그러나 김부식을 중심으로 한 토벌군이 반란에 가담하지 않은 정지상 등까지도 처단하고 반란을 진압함으로써 칭제건원·서경천도운동은 완전히 좌절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