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

고려 고종·원종 때의 권신. 처음 이름은 인준(仁俊). 아버지는 최충헌의 가노(家奴)인 윤성(允成).

활쏘기를 잘하고 성격이 너그러워 박송비(朴松庇)·송길유(宋吉儒) 등이 최이(崔怡)에게 추천, 신임을 얻었다. 최이가 최항을 후계자로 삼는 데 역할을 했으며 최항이 정권을 잡은 후에는 별장(別將)이 되어 더욱 신임을 받았다. 그러나 최항이 죽은 후에는 최의가 최양백(崔良伯)·유능(柳能)을 신임하고 김준을 멀리해, 이에 불만을 품다가, 1258년(고종 45) 유경(柳璥)·박송비(朴松庇) 등과 함께 최의를 죽이고 정권을 왕에게 돌린 후 장군이 되고 위사공신(衛社功臣)의 호를 받았다.

거사 후 무인정권은 최씨 정권 때보다 약체화되었으며 스스로의 집정부를 갖지 못하고 무인공신들의 옹호 위에 무인정치를 실행했다. 그러나 아들 승준(承俊) 등 자기의 측근세력을 주변에 모아 집권의 터전을 더욱 다져갔으나, 1259년 원종이 즉위한 후 몽골가 김준 부자 및 아우를 모두 연경으로 입조하도록 하자 두려움을 느끼고 장군 차송우(車松佑)와 의논, 몽골사신을 죽이고 원종의 제거를 꾀했다. 그러나 왕권 강화를 위해 몽골과의 강화를 도모하던 원종은 몽골사신을 반대하는 김준의 태도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던 중 이 사실을 알고, 김준과 사이가 벌어진 임연(林衍) 등을 시켜 김준을 암살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