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연

고려 고종·원종 때의 권신. 처음 이름은 승주(承柱). 진주(鎭州, 진천(鎭川)) 사람. 어머니는 진주 주리(州吏)의 딸이다.

대장군 송언상(宋彦祥)의 심부름꾼이었다가 몽골병이 왔을 때 이를 물리쳐 그 공으로 대정(隊正)이 되었다. 그 후 김준(金俊)의 천거로 낭장(郎將)이 되어 김준을 아비로 부르며 추종했다. 1258년(고종 45), 김준과 함께 최의(崔誼)를 죽이고 위사공신(衛社功臣)이 되고 추밀원부사(樞密院副使)가 되었다. 그 후 김준과 사이가 벌어져 원종(元宗)과 그의 측근 환관인 강윤소(康允紹)·김경(金鏡)·최은(崔恩) 등과 힘을 모아 궁중에서 김준을 죽였다. 곧이어 다시 원종과의 세력다툼이 일어나자 김경·최은 등 왕의 측근들을 살해하는 한편 1269년(원종 10)에는 조정 신하들을 위협, 원종마저 폐하고 왕의 아우 안경공 창(安慶公淐)을 세워 즉위시키고 스스로 교정별감의 자리에 앉아 무인집정이 되었다.

그러나 원의 압력으로 원종을 복위시키고 복위된 원종이 원으로 들어간 사이에 병으로 죽었다. 그의 뒤를 이어 아들 임유무(林惟茂)가 교정별감에 임명되었는데, 임유무 역시 끝까지 항몽정책을 지켜 원종의 소환명령을 듣지 않고 항거하다 삼별초를 이끌고 온 그의 매부 홍문계(洪文系)와 송송례(宋松禮) 등에 의해 제거되었다(1270년 경오정변(庚午政變)). 이 정변으로 무신정권은 완전히 끝나고 명실공히 왕의 친정(親政)이 복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