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행성

정동행성

[ 征東行省 ]

시대명 고려

고려가 원나라의 정치적 간섭을 받던 시기에 존재했던 관서.

정동행성의 정식 명칭은 정동행중서성(征東行中書省)으로서, 「정동」은 정벌을 뜻하는 것이고, 「행중서성」은 중앙정부기관인 중서성의 지방 파견기관을 뜻한다. 정동행성은 1280년(충렬왕 6) 원나라에 의해 일본원정을 위한 전방사령부로서 고려에 설치되었는데, 원정이 끝난 이후에는 일본원정이라는 목적이 사라지고 점차 형식상의 기구로서 주로 의례적인 기능만을 수행했는데, 장(長)인 승상(丞相)은 고려 국왕이 맡고 고위관직은 없이 하급관료만 있는 형식적인 기구였다.

그러나 이 기구를 설치함으로써 원제국 안에서의 고려의 지위를 중국 안의 다른 행성과 같은 것으로 규정해 두는 의미가 있었고, 원과의 공적인 연락기관의 역할을 했기 때문에 원이 일본원정을 단념한 뒤에도 계속해서 고려 말까지 존속했다. 종종 이 기구의 기능이 강화되어 고려의 내정에 대한 적극적인 간여를 하는 기구로 변화되기도 했는데, 충렬왕과 부자의 갈등·분쟁 과정에서 행정관리가 증가되었던 일이 두 차례 있었으나 고려 측의 맹렬한 반대로 번번이 폐지되었다. 이후에도 왕위계승 분쟁과 관련하여 여러 차례 「」이 있었으나 성사되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