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문세족

권문세족

[ 權門世族 ]

시대명 고려

고려 후기 정치지배세력의 하나. 권문세가·권문세족(權門勢族)이라고도 한다.

고려 전기 정치지배세력이었던 문벌과 성격이 다른 지배세력이 성립되기 시작한 것은 무신집권기와 항전기를 거치면서부터였고, 충렬왕 대에 사회가 안정되면서 하나의 정치세력으로 성장했다. 이들이 등장한 경로는 대개 4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무신정권기에 등장한 무신세력, 둘째는 무신집권기에 문신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를 통해 등용된 「능문능리(能文能吏)」의 신진관인들, 셋째는 고려 전기 문벌귀족으로서 무신집권기에도 존속했던 자들이다. 마지막으로는 원나라 간섭기에 원을 배경으로 성장한 세력을 들 수 있다. 이들은 고려 후기 사회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 구체적인 존재형태는 관인으로서였다.

이들은 고위관직을 가지고 등 합좌체제를 통해 정치에 참여했고, 자신뿐 아니라 문음을 통해 대를 이어가며 그 지위를 계승시켰다. 그리고 같은 문벌 또는 왕실과 중첩되는 혼인을 하여 그 지위를 유지했다. 이전의 문벌귀족에 비해 관료적인 성격이 농후하고 개방성을 보이지만, 여전히 귀족적인 존재로서 그들에 이어 새로운 정치세력으로 등장하는 와는 확연히 구별된다. 관인이었기 때문에 국가로부터 녹과전과 녹봉을 지급받긴 했어도 이들의 경제적 기반은 농장이었다. 자신의 정치적 힘을 이용, 합법·비합법으로 수조지를 확대하고 농민을 예속하여 막대한 경제적 부를 누렸다. 따라서 ·충목왕· 등이 신진사대부와 함께 시도했던 개혁정치에 대해 자연히 비판적인 입장에 설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개혁이 조선건국을 통해 이루어졌을 때는 지배세력으로서의 위치를 잃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