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명왕편

동명왕편

[ 東明王篇 ]

시대명 고려

고려의 문인 (李奎報)가 지은 인물 서사시. 오언 282구의 장편. 운문체의 한시로 약 4천 자에 이른다.

이규보의 문집인 동국이상국집> 제3권에 수록되어 있는 글로서, 동명왕 탄생 이전의 계보를 밝힌 서장(序章)과 출생에서 건국에 이르는 본장(本章), 그리고 후계자인 유리왕의 경력과 작가의 느낌을 붙인 종장(終章)으로 구성되어 있다. 내용을 요약해 보면, 천제(天帝)의 아들인 해모수(解慕漱)가 1백여 인의 종자를 거느리고 하늘로부터 내려왔다. 해모수가 사냥을 갔다가 하백(河伯)의 세 딸을 만나, 그중 맏딸인 유화(柳花)와 결혼하도록 해달라고 하백에게 간청했다. 하백은 해모수를 술에 취하게 한 후 유화와 함께 가죽가마에 넣어서 하늘로 보내려 했으나, 술이 깬 해모수는 놀라서 유화의 비녀로 가죽가마를 찢고 혼자 하늘로 올라가 돌아오지 않았다. 하백은 유화를 꾸짖으며 태백산 물속에 버렸는데, 고기잡이에게 발견되어 북부여의 금와왕(金蛙王)에 의해 구출되었다.

뒤에 유화는 되 크기만한 알을 낳았는데, 이 알에서 나온 주몽(朱蒙)은 골격과 생김새가 영특하고, 자라면서 재주가 뛰어났다. 뒷날 를 떠나 남으로 가서 (沸流國) 송양왕(宋讓王)의 항복을 받고 나라를 세우니 이것이 이며, 그가 고구려의 시조인 이다. 이 작품은 에서 소재를 취해 우리의 민족적 우월성과 고려가 고구려를 계승하고 있다는 고려인의 자부심을 천추만대에 전하겠다는 의도에서 쓰인 것으로, 작가의 국가관과 민족에 대한 자부심, 그리고 외적에 대한 항거정신이 잘 나타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