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심

고려 무신정권기의 고승. 성은 최(崔). 자는 영을(永乙), 자호는 무의자(無衣子). 나주 화순현 출신. 어려서 아버지가 죽자 출가하기를 청했으나 어머니의 만류로 유학(儒學)을 공부했다. 1201년 사마시에 합격해 태학에 들어갔으나, 어머니가 죽자 조계산에서 를 만들어 사람들을 교화시키던 의 제자가 되었다. 1210년 지눌이 입적하자 문도들이 나라에 건의해 수선사를 계승하게 되었는데, 당시 집권자인 (崔怡)도 그의 명성을 듣고 자신의 두 아들 만종(萬宗)과 만전(萬全)을 보내 그를 모시도록 했고, 막대한 토지를 수선사에 시주했다. 고종은 왕위에 오르자 혜심에게 선사(禪師)를 제수하고 다시 대선사로 올렸는데, 시험을 치르지 않고 바로 승려의 벼슬에 오른 이는 그가 처음이었다. 시호는 진각국사(眞覺國師)이며, 강진의 월남사(月南寺)에 가 찬한 진각국사비가 세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