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

부도

[ 浮屠 ]

시대명 고려

승려의 사리(舍利)나 유골을 안치한 묘탑(墓塔).

원래는 불타(佛陀)와 같이 붓다(Buddha)를 번역한 것이라고도 하고 또는 솔도파(率堵婆, stupa), 즉 탑파(塔婆)의 전음(轉音)이라고도 한다. 어원으로 본다면 불타가 곧 부도이므로 외형으로 나타난 불상이나 불탑이 모두 부도이며, 나아가 승려까지도 부도라 부르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승려의 사리탑을 부도라 부른 실례는 하대부터 찾아볼 수 있는데, 872년(경문왕 12)에 세워진 대안사 적인선사조륜청정탑비(大安寺寂忍禪師照輪淸淨塔碑)의 기록이 그것이다. 묘탑, 즉 부도를 세우는 것을 불교식 장례법에서 생긴 것이지만 불교가 들어온 직후부터 시작된 것은 아니다. 부도 건립의 시초는 삼국유사>에 나오는, 627~649년 무렵의 법사(圓光法師)의 부도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전하지 않고,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부도는 844년(문성왕 6)에 세워진 전흥법사염거화상탑(傳興法師廉居和尙塔, 국보 제104호)으로 추정한다.

본래 부도는 법제문도(法弟門徒)들이 선사(禪師)가 입적한 뒤 선사를 섬기는 마음에서 세우는 것인데, 우리나라에서는 9세기 당나라에서 (禪宗)이 들어온 이후 크게 유행했다. 9산(九山)의 각 선문(禪門)에서 각각 사자상승(師資相承)함으로써 개산조(開山祖)와 개산인(開山人)의 순서로 뚜렷한 일종파(一宗派)의 계보를 이루었고, 각 선문의 제자들은 소속종파가 확정되면서 그들의 조사(祖師)를 숭앙하여 그가 설법한 내용이나 교훈 등을 어록(語錄)으로 남기고, 입적한 뒤에는 후세에 길이 보존될 조형적인 장골처(藏骨處)를 남기려 한 데서 비롯되었다.

신라의 부도는 전체적으로 평면이 8각인데, 고려이후에는 4각으로 변해 일반 석탑과 같은 형태의 부도가 나타나기도 하고 범종 모양의 부도도 나타나 8각 원당형(圓堂形)과 함께 발전되었다. 부도는 다른 석조물과 달리 그 주인공의 생애 및 행적을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당시의 사회상과 문화상을 알 수 있어 중요한 자료가 된다. 또 정교한 불교조각과 화려한 장식문양도 조각의 극치를 보이고 있고, 형태도 전체적으로 균형이 잡혀 조화미를 보이는 우리나라 석조미술의 백미로 손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