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병상련

동병상련

(같을 동, 질병 병, 서로 상, 불쌍히 여길 련)

[ 同病相憐 ]

요약 같은 병을 앓고 있는 이끼리 서로 불쌍히 여김.

말 그대로 같은 처지에 놓인 사람끼리 서로 동정하고 돕는다는 뜻이지요. 우리 속담에 ‘과부 사정은 홀아비가 안다’는 게 있는데, 비슷한 뜻입니다.

오자서가 오나라에 망명해 아버지와 형의 원수를 갚기 위해 (切齒腐心)하고 있을 무렵 백비란 인물도 오나라에 망명해 옵니다. 그러자 피리란 대신이 오자서에게 말하지요. “백비는 믿을 만한 인물이 아닙니다. 그의 관상을 보건대 공은 자신이 독차지하면서 상대방에 대해서는 잔인하기 그지없는 인물입니다. 가까이 하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
그러나 오자서는 그의 조언을 무시하며 말합니다.
“나와 백비는 같은 병을 앓고 있는 처지요. 어찌 그를 믿지 못한단 말이오?”
그러나 피리의 예언은 적중하여 훗날 오자서는 백비의 참언을 받아들인 오왕 부차에게 죽음을 당하고 맙니다.

동병상련이란 단어를 보니 좋은 사설시조 하나가 떠오릅니다. 작자는 알 수 없는 사랑노래입니다.

귀또리 져 귀또리 어엿부다 져 귀또리
어인 귀또리 지imagefontimagefontimagefont 밤의 긴 소imagefontㅣ 쟈른 소imagefontㅣ 절절이 슬픈 소imagefont
제 혼자 우러 녜어 사창(紗窓) 여왼 imagefontimagefont뜨리도 깨오imagefont고야
두어라, 제 비록 미물(微物)이나 무인동방(無人洞房)에 내 뜻 알 리는 너뿐인가 imagefont노라

귀뚜라미 저 귀뚜라미 불쌍하다 저 귀뚜라미
웬 귀뚜라미 지는 달 새는 밤에 긴 소리 짧은 소리 절절이 슬픈 소리
저 혼자 울어대어 얇은 창 사이로 살풋 든 잠을 잘도 깨우는구나
그저 두어라, 저 비록 미물에 불과하지만 임 떠나 외로운 방에 머무는 내 마음 아는 것은 너뿐인가 싶구나.

그러니까 독수공방하는 나와 밤새도록 울어 대는 귀뚜라미를 동병상련의 처지로 의인화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