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구폐요

걸구폐요

(홰 걸, 개 구, 짖을 폐, 요 임금 요)

[ 桀狗吠堯 ]

요약 걸왕의 개가 요 임금을 보고 짖는다.
아랫사람은 자기 주인만을 알아본다는 말.

무슨 말일까요? 걸왕은 중국 고대국가인 하나라의 폭군으로 하나라를 멸망으로 이끈 임금입니다. 반면에 요 임금은 중국에서 이상적인 군주로 일컬어지는 성군(聖君)이죠. 따라서 어떤 경우든 아랫사람은 자신이 모시는 주인 편을 들게 됨을 비유적으로 가리키는 말입니다.

걸구폐요 본문 이미지 1

한신이 유방, 항우와 더불어 천하를 셋으로 나누고 있을 무렵 괴통이란 유세객이 한신을 찾아와 말합니다.
“지금 천하는 장군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장군이 한나라 편에 서면 한나라가 천하를 소유할 것이요, 초나라 편에 서면 초나라가 천하를 소유할 것입니다. 제 생각에는 두 왕을 양립하게 만들고 한편에는 장군이 서서 천하를 셋으로 나누어 다스리는 길이 최선이라 여겨집니다. 하늘이 내리는 기회를 받지 않으면 벌을 받고, 때가 되었는데도 행동하지 않으면 화를 입는다고 합니다.”
그러나 한신은 유방에 대한 의리를 저버릴 수 없다고 하여 그의 제안을 거절하였습니다. 그리고 유방 편에 서서 한나라의 천하통일을 돕게 되지요. 그러나 후에 유방으로부터 모반의 죄를 뒤집어쓰고 버림받은 후, 다시 여후의 모함에 빠져 죽음을 맞게 됩니다. 죽음을 눈앞에 둔 한신은 “괴통의 말을 듣지 않은 게 천추의 한이구나!” 하는 말을 남기지요. 이 소식을 전해 들은 고조 유방은 괴통을 잡아들여 죽이라고 명을 내렸는데, 잡혀온 괴통이 말합니다.
“억울합니다, 폐하.”
“모반을 부추긴 놈이 무엇이 억울하단 말이냐?”
“폐하! 도척이 기르던 개가 요 임금을 보고 짖어댄 것은 요 임금이 어질지 못해서가 아니라 자기 주인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때 신이 알고 있던 인물은 오직 한신뿐이었습니다. 그러니 한신을 위해 천하를 제패할 계책을 꾸미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세상사람 모두 자신의 주인을 위해 다른 주인을 제압할 계책을 꾸미고 있었는데, 그렇다면 폐하께서는 그들을 모두 잡아 죽이시겠습니까?”
이 말을 들은 고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습니다.
“그를 풀어 주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