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스의 위치와 자연환경

라파스의 위치와 자연환경

가. 지명

1535년, 유럽 인 중 최초로 바하칼리포르니아(Baja California) 반도에 정착지를 건설하였던 에스파냐의 에르난 코르테스(Hernán Cortés)는 이 지역을 산타크루스(Santa Cruz)라고 명명하였다. 그러나 코르테스는 정착지 건설에는 실패했다. 이후 1596년 에스파냐의 탐험가 세바스티안 비스카이노(Sebastián Vizcaíno)가 바하칼리포르니아 반도 일대의 탐험을 위한 기지를 이 지역에 만들면서 에스파냐 어로 평화라는 뜻의 ‘라파스’라고 명명하였다.

나. 위치

멕시코의 가장 서쪽에 치우쳐 남북으로 놓인 바하칼리포르니아 반도는 그 길이가 1,247㎞에 이르는 크고 긴 반도이다. 이 반도의 서해안은 태평양에 면하고, 동해안은 멕시코 본토와 마주하고 있으며, 이 반도와 본토 사이의 길고 좁은 바다를 캘리포니아 만(영어: Gulf of California, 에스파냐 어: Golfo de California)이라고 부른다.

라파스는 바하칼리포르니아 반도의 남쪽에서 거의 5분의 4 지점에 위치하며, 캘리포니아 만과 이어지는 라파스 만 내부의 남쪽 지역에 입지하고 있다. 이 도시는 바하칼리포르니아수르(Baja California Sur) 주의 주도(州都)이며, 멕시코의 주요 도시들이 대부분 고산 지대에 입지한 것과는 달리, 해안에 있는 3개의 주도 중 하나이다. 위도로는 북위 24°08′에 위치하고 있어, 북회귀선에서 북쪽으로 약 60㎞ 거리에 있다. 같은 주 내의 유명한 관광 도시이자 바하칼리포르니아 반도의 최남단에 있는 도시인 카보산루카스(Cabo San Lucas)에서 북쪽으로 약 320㎞ 떨어져 있다.

바하칼리포르니아수르 주는 라파스 지구(municipio)를 포함하여 총 5개의 지구로 구성되어 있다. 라파스 지구의 면적은 20,275㎢로, 멕시코 전체에서 네 번째로 넓은 면적을 가진 지구이다. 이 규모는 바하칼리포르니아수르 주 전체 면적의 27.5%를 차지하며, 우리나라의 대구광역시와 경상북도를 합친 면적과 비슷한 규모이다. 라파스 지구는 라파스 시(ciudad)를 비롯하여 토도스산토스(Todos Santos), 엘센테나리오(El Centenario) 등을 포함하고 있으며, 라파스 시의 면적은 181.69㎢이다.

다. 지형과 기후

라파스는 북쪽과 동쪽으로 라파스 만을 바라보는 해안 저지대에 자리 잡고 있어, 해발 고도가 10m 내외이다. 만의 입구에는 에스피리투산토(Espiritu Santo) 섬, 파르티다(Partida) 섬 등이 있어, 자연스럽게 만을 보호해 주고 있다. 또한 라파스 북쪽으로는 엔세나다데라파스(Ensenada de La Paz)라는 작은 만을 사이에 두고 서쪽에서부터 육지부가 길게 돌출되어 있어 천연 방파제의 역할을 하고 있다.

라파스는 미국의 캘리포니아 주와 애리조나 주에서부터 바하칼리포르니아 주를 거쳐 바하칼리포르니아수르 주까지 이어지는 소노라(Sonora) 사막 지역의 일부이다. 따라서 이 지역은 아열대 건조 기후에 속한다. 연평균 기온은 24℃이며, 여름에 해당하는 6~9월에는 낮 최고 기온이 35℃를 넘어서며 겨울철에도 15℃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다. 2011년 2월에 이상 한파가 북부 멕시코 일대를 강타할 당시 기온이 1.8℃, 체감 온도가 –0.7℃까지 떨어지기도 하였다. 연평균 강수량은 169㎜에 불과하며, 여름철을 제외하고는 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다. 부족한 강수량으로 인해 도시 확장 초기에는 지하수의 남용이 지역 문제로 대두되었다. 그러나 최근에 대규모 관광 개발이 이루어지면서 새로 들어서는 관광 시설들이 해수 담수화 시설을 갖추고, 자체 이용량을 조달할 뿐만 아니라 남는 용수를 도시에 공급해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라파스 일대에는 늦봄부터 여름까지 코로무엘 바람(Coromuel wind)이라고 하는 독특한 기상 현상이 나타난다. 캘리포니아 만이 있는 바하칼리포르니아 반도 동쪽의 따뜻한 공기가 반도 서쪽에 있는 태평양 지역의 차가운 공기를 끌어당기면서 강한 바람이 발생하는 것으로, 주변에 바람의 이동을 가로막을 만한 높은 지형이 없는 라파스에서 가장 잘 나타난다. 주로 오후 늦게부터 불기 시작해 다음날 아침까지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코로무엘이라는 이름은 19세기 활동했던 해적 새뮤얼 크롬웰(Samuel Cromwell)의 이름을 딴 것으로, 원주민들이 크롬웰의 이름을 정확히 발음하지 못해 코로무엘로 변형되었다. 당시 크롬웰은 라파스 일대를 수시로 방문했다 사라지고는 했었는데, 이 때문에 라파스의 해변 어딘가에 그가 숨겨 놓은 엄청난 보물이 남아 있다는 전설이 전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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