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세종]왜인의 피살과 통신사 파견에 대해 논의하다

[조선 세종]왜인의 피살과 통신사 파견에 대해 논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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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조 판서 김종서(金宗瑞)와 우참찬 이숙치가 아뢰기를, ˝왜사(倭使) 돈사문(頓沙文)이 만일 최완(崔浣)이 왜인을 죽인 일을 물으면, 대답하기를, ‘정처없이 함부로 다니는 것은 적선(賊船)으로 논한다는 것은 이미 약정된 것이므로 죽인 것이다.’ 하고, 또 ‘병기(兵器)를 가지지 않고 증명서가 있는데 어찌하여 죽였는가.’ 하면, 대답하기를, ‘병기가 없지 않았었다.’ 이렇게 대답하면 어떠하오리까.˝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그렇게 대답하면 언사가 불순하지 아니한가. 저 왜인은 우리나라에 대하여 태산을 진 것같이 든든히 여기니, 마땅히 너그럽고 유화하게 대답할 것이니라.˝ 하고, 인하여 분부하기를, ˝이제 다시 새 법을 세워서 뒷사람들로 하여금 최완(崔浣)의 일 같은 것이 없도록 하여야겠으니, 그대들은 잘 의논하여서 아뢰라.˝ 하였다. 종서와 숙치가 다시 아뢰기를, ˝그러하오면 마땅히 대답하기를, ‘너희 나라 사람이 약조를 어기고 함부로 다닌 것이 비록 그른 것이지만, 우리나라 사람이 제 맘대로 죽인 것도 또한 옳지 않은 것이므로, 국가에서는 변방 장수를 체포하여 엄하게 그 사유를 문초하겠노라.’ 이렇게 대답하면 어떠하오리까. 또 왜적은 꾀가 하도 많으??다시 새 법을 세우는 것은 옳지 못하오며, 다만 고초도(孤草島)에 함부로 다니는 자만은 비록 정처없는 자일지라도, 만일 증명서가 있고 또 병기를 가지지 않은 자이면, 잡아서 아뢴 후에 처치하도록 함이 어떠하오리까.˝ 하고, 또 아뢰기를, ˝우의정 신개가 신 등에게 이르기를, ‘이제 일본의 부고(訃告) 사신(使臣)은 오지 않았는데, 우리나라가 먼저 통신사를 보내는 것은 윗나라인 명나라에 대해서 혐의가 되어 의리에 미안하고, 또 왜인이 자주 명나라에 가는데, 만일 명나라 사람에게 말하기를, 「조선 통신사가 우리나라에 왔더라.」고 하면, 재미 없지 않겠는가. 모름지기 이런 의미를 가지고 위에 아뢰라.’고 하였삽고, 신 들도 역시 생각하기를, 모든 왜인들이 그 우리나라에서 죽음을 당한 일로써 깊이 원한을 품고 있기 때문에, 요전번 박안신의 행차를 중로에서 해치려고 하였으니, 이번에도 이같은 일이 있지 않을런지 어찌 알겠습니까. 돈사문이 떠나간 뒤에 통신사를 보내는 것이 어떠하오리까.˝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통신사는 불가불 보내야 할 것이다. 비록 중국에서 안다 한들 무엇이 해로울 것인가. 돈사문에게 대답할 말과 왜인을 체포하는 법을 세운 일을 정부와 다시 의논하여서 아뢰라.˝ 하였다.
• 출처 : 『조선왕조실록』 세종 25년 1월 13일(기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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