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세종]일본국 사신들이 예궐하여 절하고 하직하다

[조선 세종]일본국 사신들이 예궐하여 절하고 하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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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국왕 사신이 예궐(詣闕)하여 절하고 하직하니, 임금이 흰 옷에 익선관(翼善冠)과 흑대(黑帶) 차림으로 인정전(仁政殿)에 거둥하여 알현하게 하였다. 정사(正使) 규주(圭籌)와 부사(副使) 범령(梵齡)을 전(殿) 안에 들어오게 하고, 도선주(都船主) 구준(久俊)은 서계(西階)에 있게 하였다. 임금이 규주와 범령에게 명하여 앞으로 나오라 하고, 통사(通事) 최고음(崔古音)에게 전지하여 말하기를, ˝여러 번 사신을 보내어 이웃 나라와 좋게 지내려 하고, 또 본국의 피로된 사람을 돌려보내기를 청하지 아니하여도 거두어 오게 하니, 내가 심히 기뻐한다. 너희 국왕에게 전달하라.˝ 하니, 규주가 대답하여 아뢰기를, ˝신이 마땅히 갖추어 전달하겠나이다.˝ 하였다. 임금이 말하기를, ˝바닷길이 험난하니 잘 가라. 이제 회례사(回禮事)를 보내어 뒤따라 발정(發程)하게 할 것이니 자세한 것은 회례사에게 말하리라.˝ 하였다. 규주 등이 대답하여 아뢰기를, ˝삼가 회례사와 같이 떠나겠으며, 또 요구하였던 한자(漢字)로 된 대장경판(大藏經板)은 허락하심을 받지 못하여 마음이 실로 민망하오나, 이제 내려 받은 범자(梵字)로 된 화엄경판(華嚴經板)은 실로 드문 것으로서, 우리 나라 국왕이 보시게 되면 반드시 감사하고, 기뻐할 것입니다.˝ 라고 하였다. 규주 등이 추창하고 물러나와 뜰에 내려 국궁(鞠躬)하고, 임금은 안으로 들어갔다. 중사(中使)를 명하여 규주와 범령에게 육조(六曹)의 조계청(朝啓廳)에서 잔치를 내리게 하고, 반송인(伴送人)은 서랑(西廊)에서 음식을 먹이고, 각사(各司)에서는 조방(朝房)에서 시위하게 하였다.
• 출처 : 『조선왕조실록』 세종 6년 1월 28일(을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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