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손

조선 초기의 문신·학자. 본관은 김해, 자는 계운(季雲), 호는 탁영(濯纓)·소미산인(少微山人).

1486년(성종 17)문과에 급제하여 벼슬길에 나갔다가 한때 벼슬을 사직하고 고향에 돌아가 학문연구에 몰두했다. 이 시기에 (金宗直)의 문하에 들어가 (鄭汝昌)·강혼(姜渾) 등과 깊이 사귀었다. 다시 벼슬에 올라 주로 언관(言官)에 있으면서 문종 비인 현덕왕후(顯德王后)의 소릉(昭陵)을 복위하라는 과감한 주장을 했을 뿐만 아니라, 를 공격하면서 의 중앙정계 진출을 적극 도왔다. 그 결과 98년( 4), 그가 성종 때 (春秋館) 기사관(記事官)으로 있으면서 썼던 성종의 (史草) 중에 김종직의 을 실은 것이 발단이 되어 일어난 (戊午士禍)로 처형당했다.

학문적으로는 「수기(修己)」보다 「치인(治人)」을 지향하는 성향이었고, 현실 대응자세는 매우 과감하고 진취적이어서 소릉 복위를 상소하거나 <조의제문>을 사초에 수록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행위는 의 즉위와 그로 인해 배출된 공신의 존재 명분을 간접 부정하는 것으로서, 당시로는 극히 모험적인 일이었다. 이후 복관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