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조

고려의 무신.

황해도 지방의 토성(土姓)이나 본관은 분명치 않다. 목종 때 중추사 우상시(中樞使右常侍)로서 서북면도순검사(西北面都巡檢使)가 되었다. 1009년(목종 12) 이 목종의 어머니 천추태후와 사통해 낳은 아들을 왕위에 세우려고 음모를 꾸미자 목종의 명을 받고 궁궐수비를 위해 개경으로 오게 되었다. 그러나 도중에 왕이 이미 죽었다는 헛소문을 듣고는 천추태후의 함정이라 생각해 서둘러 본영으로 되돌아갔다가, 김치양 일파를 제거하고자 다시 군사 5천을 이끌고 개경으로 향했다. 황해도 평주에 이르러 왕이 세상을 떠나지 않은 사실을 알고 주저했으나, 목종을 폐하고 새 왕을 세우기로 결심하고 개경에 들이닥쳤다. 궁궐을 점령하고 대량원군 순을 맞아 왕으로 세운 후 김치양 등 7명을 죽이고 목종을 폐위시켜 태후와 함께 충주로 유배보내는 도중 사람을 시켜 살해했다.

정변 후 국왕의 측근 보좌기구인 은대(銀臺)와 중추원을 혁파하고 중대성(中臺省)을 설치, 자신이 중대사(中臺使)에 올라 이 기관을 통해 모든 정치를 전개해나갔으며, 계속된 인사조처로 군사권을 배경으로 권력집중을 꾀했다. 그러나 이듬해인 1010년 의 이 강조가 목종을 죽인 죄를 묻겠다는 것을 구실로 쳐들어왔다. 이에 그는 행영도통사(行營都統使)가 되어 통주(通州)에서 거란군과 맞서 싸우다 패배, 거란의 포로가 되었다. 이때 거란의 성종이 자신의 신하가 되라고 권유하자 「나는 고려 사람인데 어찌 너의 신하가 되겠는가」하며 단호히 거절하고 최후를 마쳤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