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조운동

1970년대 전반기에 발생, 후반기에 크게 성장한 노동조합의 자주성과 민주성을 회복하기 위한 운동.

기층민중의 희생을 바탕으로 경제개발계획 추진 과정에서 나타난 모순을 극복해보려는 정권에 의해 70년대 초 노동자 탄압법이 잇따라 제정되고 노동조건이 날로 열악해지는 등 노동상황이 악화되자, 노동자대중은 생존권투쟁을 주도할 노동자조직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되었다. 이러한 요구는 70년대 초 폭발적으로 터져나왔던 비조직적·자연발생적 투쟁의 한계를 경험하면서 민주노조운동으로 수렴되어, 파업·시위·농성 등을 통해 정권과 기업의 탄압에 대항하면서 새로운 노조를 결성하거나 기존 어용노조를 민주화시키는 운동이 활발히 전개되었는데, 이 시기에 활약한 대표적인 민주노조로는 청계피복·동일방직·삼원산업·반도상사·한국모방(뒤에 원풍모방)·YH무역노조 등을 꼽을 수 있다.

이 시기 민주노조의 대부분은 경공업 여성노동자들이 주류를 이루었는데, 이는 수출공업화정책에 따른 덤핑수출로 인해 여성노동자들의 희생이 가중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민주노조운동의 또 하나의 특징으로는 종교운동 혹은 지식인운동과의 결합을 들 수 있는데, 특히 ·가톨릭노동청년회(JOC) 등의 종교단체는 조합결성에서 투쟁에 이르기까지 헌신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민주노조운동은 유신체제 말기 정치·경제적 위기가 심화되면서 더욱 치열하게 전개되어, <알몸>의 저항과 <똥물>의 탄압으로 전세계 노동운동사상 신화적 사건이 된 동일방직사건과 , 의 도화선이 된 YH사건을 낳기도 했다. 그러나 70년대 노동운동을 대표하는 민주노조운동은 이후 조직보존주의에 빠져 정치투쟁과 연대투쟁을 거부함으로써 80년 5·17 이후 콘트롤데이터와 원풍모방노조를 끝으로 정권에 의해 모두 각개격파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