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 시

1970년대 초 리얼리즘론의 대두로 60년대와는 구분되는 70년대 후반까지의 시.

70년대의 시는 리얼리즘의 영향을 받아 노동자·농민 등 소외받는 계층의 삶을 형상화한 고은·김지하·신경림 등의 계열과, 개인적 고뇌를 통해 시대의 아픔을 표현한 황동규·정현종·김광규 등의 계열, 그리고 전통적인 서정시를 계속 발전시킨 박재삼·박용래 등의 계열로 구분될 수 있다. 세 번째의 경향을 제외한 앞의 두 경향은 모두 리얼리즘의 영향을 통해 형성된 새로운 흐름이었다.

전자는 주로 창작과 비평>을 통해 작품을 발표하면서 민요·이야기 등 새로운 요소를 시에 도입했으며 담시·연작시 등의 기법으로 새로운 서정양식을 창출하면서 <쉬운 시>를 보편화했고, 후자는 문학과 지성>을 중심으로 시대적 고통을 미학으로 승화시키려는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이처럼 리얼리즘에 토대한 새로운 미학의 탐구와 전통적인 서정시라는 고정관념을 벗어난 서정양식의 변화·발전은 이후 80년대 전반기의 풍부한 시 세계를 여는 기반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