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가난한 여자

도깨비-가난한 여자

분류 문학 > 초월적 인물형 > 귀신(鬼神)형

• 갈래 : 민담
• 시대 : 시대미상
• 신분 : 일반
• 지역 : 기타
• 출처 : 한국구전 (5, 104)
• 내용 :
옛날에 가난한 여자가 살았는데 시집도 병든 남편에게 가서 시집을 가자마자 몇 년간 남편의 병간호만 하다가 자식도 없이 남편을 잃게 되었다. 남편이 죽자 여자는 간신히 돈을 마련해 서울 변두리에 오두막집을 하나 얻어서 술장사를 시작하려고 하였다. 장사를 시작하기 전날 갑자기 상복을 입고, 키가 큰 남자가 들어와서 술을 달라고 했다. 옛날부터 장사를 할 때 상복 입은 사람이 들어오면 재수가 좋다고 했는데 그 상복 입은 사람이 술을 먹고 외상을 하고 가자 다음날 장사를 개시하니 손님이 바글바글 끓었다. 그 이튿날 또 손님이 오기 전에 그 상복 입은 사람이 와서 술 한 사발을 먹고 외상을 하고 갔다. 여자는 싫은 내색도 없이 돈 생기면 달라고 하고 손님을 보냈고 또 그 뒤로 손님이 바글바글했다. 그 다음날 또 상복 입은 남자가 손님이 오기 전에 와서 외상을 하고 갔는데 여자는 돈이 생기 거든 갚으라며 보냈다. 나흘째 되던 날 그 남자는 손님이 오기 전에 와서는 술을 달라는 게 아니라 돈이 생겼다며 외상값을 갚는다고 하였다.

그리고는 삼일을 먹었으니 삼백 냥을 준다고 하고는 술도 안 먹고 돈만주고 가버렸다. 그날 이후로 매일 삼백 냥 씩 외상값을 주고 갔는데 이 가게가 장사가 잘 된다는 소문이 장안에 퍼졌다. 어떤 장사꾼이 이 소문을 듣고 ‘도깨비 터로구나!’ 생각하고 그 가게를 사기로 했다. 그 가게는 허름했는데 장사꾼은 천 냥을 준다고 하고 팔라고 했으나 여자는 그냥 술장사를 한다고 하고 팔지를 않았다. 결국 장사꾼은 몇 백 냥 더 얹어주고는 억지로 가게를 샀는데 이 장사꾼이 돈을 더 들여 허름한 가게를 다 헐어버리고 그 자리에 새로 가게를 지어 술장사를 시작했다. 장사꾼이 장사를 시작한 날 아직 손님이 들지 않았는데 웬 상복 입은 남자가 들어와 술을 달라고 하고는 술을 마시고 외상을 한다고 했다. 이 장사꾼은 화가 잔뜩 나 그 남자의 멱살을 쥐고는 돈을 내놓으라고 소리를 질렀는데 남자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그날 하루 종일 그 가게에는 손님이 하나도 없었다. 이튿날 아침에도 상복 입은 사람이 와서 술을 달라고 하니 어제도 술을 마시고 그냥 갔다고, 못준다고 해서 돌려보냈다. 그날도 역시 그 가게에는 사람이 한명도 오지 않았다. 그 이후로 매일 매일 기다려도 어쩌다 한사람이 오는 지경에 처했다. 결국 장사꾼은 더 이상 장사를 하지 못하고 가게를 팔려고 내놨는데 아무도 사려고 하는 사람이 없었다. 반대로 그 과부는 서울에 가서 잘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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