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귀신

벌레귀신

분류 문학 > 초월적 인물형 > 귀신(鬼神)형

• 갈래 : 민담
• 시대 : 시대미상
• 신분 : 일반
• 지역 : 기타
• 출처 : 편집부 ()
• 내용 :
옛날에 어느 산 밑에서 어떤 여자가 베를 짜고 있었다. 그 때 꿩이 푸르르 날아오더니 베틀 밑으로 들어왔다. 그래서 여자는 그 꿩을 잡아먹었는데 얼마 뒤에 태기가 생기고 아이를 낳게 되었다. 태기가 있던 아이가 자라서 장가를 가는 날 말을 타고서 산모퉁이를 돌아가니 어떤 벌레가 나타나, “너는 내 밥이다.”라고 하였다. 아이는 내가 왜 당신의 밥이냐고 따져 물었는데 그 사람이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해 주었다. 옛날에 너의 어머니가 산 밑에서 베를 짜다가 내가 물어 날지 못하게 만든 꿩이 그 베틀 밑으로 들어가는 바람에 너의 어머니가 그 꿩을 먹고 널 낳은 것이라고 말해 주었다. 아들은, “하필이면 내가 장가가는 날인데, 왜 이 좋은 날 나를 잡아먹으려고 하느냐”라고 물으니까 그 벌레는, 꼭 너의 제일 좋은 날 잡아먹어야 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 신랑이 벌레에게, “정히 그렇다면, 이왕이면 내가 장가 갖다오는 길에 잡아먹어라.” 라고 하고 장가를 갔다. 신랑이 장가를 가서 첫날밤에 잠이 안와서 잠을 못자고 있으니까 아내가 남편에게 그 연유를 물었다. 신랑이 자초지종을 이야기해주자, 신부는 걱정하지 말고 우선 잠이나 자자고 하여 첫날밤을 지내게 되었다. 아침에 일어나자 신부와 신랑이 함께 말을 타고 산모퉁이로 가니, 땅이 들먹들먹 하며, 벌레가 나타나 붙잡는 것이었다.

신랑은, 오늘은 장가들고 오는 첫날이니 신부한테는 피해를 주지 말고 나를 잡아먹으라고 하였다. 이 말을 들은 신부는, “꼭 이 사람을 잡아먹어야 하느냐 나를 잡아먹어라. 이 사람은 칠대 독자다. 네가 잡아먹어서 이 사람이 죽으면 대가 끊기는 것이 아니냐. 그러니까 나를 잡아먹어라.” 라고 하였다. 이에 벌레는 “나는 꼭 저 신랑을 잡아먹어야겠다.”라고 하니, 신부와 다투어 한바탕 싸우게 되었다. 한 참을 싸우다가 벌레가 “나는 이 남자를 잡아먹어야 하는데 네가 왜 나서느냐”고 하니, 신부는 “이 남자는 나를 먹여 살릴 남자인데, 네가 남자를 잡아먹으면 나는 어떻게 되느냐”고 하였다. 결국 벌레는 신부에게 지고 말았는데 그래도 남편을 포기하지 않고, 세 가지 달팽이를 줄 테니 남편을 나에게 주고 가라고 하는 것이었다. 부인이 세 가지 달팽이를 받아 보니 하나는 먹고 싶은 게 있으면 다 나오고, 하나는 가지고 싶은 게 있으면 다 나오는 달팽이였다.

그런데 마지막 달팽이는 어디에 쓰는지 벌레가 가르쳐주지 않았다. 신부는 너무 궁금하여 벌레에게 이야기 해 달라고 조르니 벌레는, “그건 제일보기 싫은 사람을 죽일 수 있는 것이다. 이제 내가 달팽이를 주었으니 나는 네 남편을 잡아먹어야겠다.” 라고 하였다. 그러자 부인이 옳거니 하면서, 마지막 달팽이에게 “나는 저 벌레가 제일보기 싫으니, 저 벌레를 죽였으면 한다.”라고 하자 큰 벌레가 바로 죽어버렸다. 이렇게 남편을 구한 부부가 늦게 집에 도착하자 새색시와 새신랑이 오지 않아 난리가 났었던 집에는 반가워하며, 어머니가 마중을 나왔다. 어머니가 벌레와의 일을 듣고 좋은 며느리가 들어왔다며 큰 잔치를 열어 주었다. 그 후 그 집사람들은 달팽이를 이용해 부자가 되어 행복하가 잘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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