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괴물

분류 문학 > 초월적 인물형 > 귀신(鬼神)형

• 갈래 : 민담
• 시대 : 시대미상
• 신분 : 일반
• 지역 : 기타
• 출처 : 한국구전 (6, 370)
• 내용 :
옛날에 어떤 사람이 큰집으로 제사를 지내러 고개를 넘어가고 있었는데, 한밤중에 하얀 소복을 입은 여자가 나타났다. 그 사람이 여자를 보고, 밤중에 소복을 하고 산길에 나와 있는 연유를 물었다. 여자는 자기 집 식구가 저녁마다 한 사람씩 죽어 나가서 자기만 남았는데 이제 자기가 죽을 차례이기 때문에 자신과 집 식구의 시체라도 치워줄 사람을 기다리고 있다가 댁을 만났으니 같이 가야겠다고 했다. 그 사람은 딱한 사정을 생각하여 여자의 집에 따라갔다. 그 집에는 사람의 시체가 죽 늘어져 있었는데 여자가 식구들의 시체를 하나하나 알려주었다. 가장 끝에는 한 처녀가 누워있어 여자에게 물어보니 대답을 하지 않았는데, 자꾸 물어보자 여자는 그 사람의 뺨을 때리고는 “나지 누구여.”하고 사라졌다. 그 여자가 귀신이 되어 자신과 자신의 식구들의 시체를 치워달라고 한 것이었다. 사람들이 죽은 이유를 알아봐야겠다고 생각한 그 사람이 안방에 촛불을 켜 두고 밤새 앉아 있는데, 갑자기 부엌에서 벼락 치는 소리가 나더니 흉악하게 생긴 물건이 문을 열고 머리를 디밀었다.

그 사람이, “귀신이냐 사람이냐 귀신이면 썩 없어지고, 사람이면 들어와 나와 얘기 좀 하자.”고 하니, 괴물이 못 들어오고 밖에서 말하기를, “나는 소원이 있어 이렇게 왔는데 들어오면 이집 식구들이 그냥 하나씩 죽어서 소원을 얘기 못했습니다.”고 하는 것이었다. 그 사람이 소원을 얘기해 보라고 하자 괴물은, 이 집은 부잣집이어서 돈을 독에 담아 부엌 바닥에 파 묻어놓았는데 돈을 오랫동안 묻어놓아 엽전이 녹이 나고 해서 잡귀가 된 것이니 바람이나 쐬게 해 달라고 하고 사라져 버렸다. 그 사람이 또 뭐가 올 것 같아 기다리니 굴뚝 모퉁이에서 벼락 치는 소리가 나고 어떤 것이 문을 번쩍 여는 것이었다. 그 사람이, “귀신이냐 사람이냐 귀신이면 썩 없어지고, 사람이면 들어와 나와 얘기 좀 하자.”고 하니, 괴물이 방에 들어오지 못하고 밖에서 말하기를, “나도 소원이 있어서 왔는데 선생님이 오셔서 이렇게 우리의 말을 들어주니 감사합니다.”고 하였다. 그 사람이 소원을 묻자 괴물은, 이 집의 굴뚝을 지을 적에 자기 콧구멍에다 지었기 때문에 아침저녁으로 못 견디겠으니 굴뚝을 다른 데로 옮겨달라고 하고 사라졌다.

임자 없는 묏자리 위에다 집을 지으면서 굴뚝을 그 시제 콧구멍 위에 지은 것이다. 그 사람이 이제 다 왔나 하고 있는데 대들보에서 뭐가 무너지는 소리가 나는 것이었다. 그래서 대들보 위를 보니 발 하나가 천장에서 대롱거렸다. 그 사람은 담력이 좋아 놀라지 않고, 그 발을 잡아 당겨보니 쿵 소리를 내며 사람 형상을 한 것이 바닥에 떨어졌는데, 자세히 보니 그것은 금이었다. 그 사람은 이 집이 부자로 살 때 대들보에다 금을 몰래 숨겨 두어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했다. 날이 밝자 그 사람은 동네 사람들을 모아 죽은 집안 식구들의 장례를 치러주고, 묘를 구해 시체를 묻어주었다. 또 굴뚝 밑을 파 연기에 검게 그을린 해골을 꺼내고 장사를 잘 지내주었다. 그리고는 부엌에 묻어둔 돈과 대들보에 숨겨둔 금을 찾아 장례를 도와준 동네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고, 자신도 두둑하게 재물을 챙겨 잘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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