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의 복수

고양이의 복수

분류 문학 > 초월적 인물형 > 귀신(鬼神)형

• 갈래 : 민담
• 시대 : 시대미상
• 신분 : 일반
• 지역 : 기타
• 출처 : 편집부 ()
• 내용 :
옛날에 만석꾼 부자가 살았는데, 집에서 살이 돌같이 단단해서 돌고양이라고 불리는 고양이를 한 마리 키우고 있었다. 한번은 만석꾼이 병이 들었는데, 돌고양이 고기를 먹으면 낫는다기에 키우던 돌고양이를 이튿날 죽여서 고기를 먹으려고 매달아 놓았다. 그런데 밤새 야옹야옹 우는 것을 본 만석꾼이 불쌍히 여겨 엉덩이살을 조금 베어내고 꿰매서 풀어 주었다. 그랬더니 고양이가 눈을 하얗게 뜨고 크게 한 번 ‘야옹’하고 울더니 달아나 사라져 버렸다. 고양이 고기를 먹은 덕분인지 모르지만 만석꾼은 그 뒤로 병이 나았고, 돌고양이 일은 까맣게 잊어버린 채 몇 해가 흘렀다. 그런데 하루는 어떤 스님이 동냥을 왔다. 스님에게 바랑이 불룩하도록 돈냥에다가 쌀에다가 푸짐하게 시주를 했다. 그랬더니 스님이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살이 끼었다는 소리를 한다. 이어서 스님은 돌고양이가 앙심을 품고 몇 년 동안 해물만 먹고 힘을 길러서 얼마 뒤에 주인을 해치러 올 것이라고 말했다. 만석꾼이 살 방도에 대해 묻자 스님은 돈을 한 짐 싣고 북쪽으로 가서 개를 파는 집들이 많은데, 그 중 반드시 호박개라고 하는 것을 세 마리 사서 집에 데려와 묶어 두지 말고 개가 하는 대로 가만히 두라고 이른 후에 바람같이 가버렸다.

스님이 시킨 대로 호박개를 사 가지고 묶지도 않고 개가 하는 대로 가만히 내버려 두었다. 그랬더니 그 중 한 놈은 대문간에서 자고, 한 놈은 중문간에서 자고, 한 놈은 마루 밑에서 잤다. 며칠이 지나자 천둥치는 소리와 함께 덩치가 호랑이만한 돌고양이가 나타났다. 돌고양이가 나타나자 대문간과 중문간에서 지키고 있던 호박개는 싸우지도 않고 죽은 듯이 있으니 고양이가 마루까지 오게 되었다. 이때 마루를 지키던 호박개가 번개 같이 달려들어 싸웠다. 그러다가 마루에 있는 호박개가 지쳐갈 무렵 그때서야 중문 지키던 개가 달려들고, 먼저 싸우던 개는 도로 마루 밑으로 들어가 힘을 모으는 것이었다. 중문 지키던 개가 힘이 빠져 슬슬 밀리니까 이번엔 대문 지키던 개가 달려들어 싸우고, 먼저 싸우던 개는 도로 중문 아래로 가서 가만히 엎드려 있는 것이었다. 밤새도록 싸우다가 날이 샐 무렵에야 고양이가 나가떨어지자 주인이 나와서 고양이를 아주 불에 태워 없애버렸다. 지쳐 축 처진 개들을 찹쌀죽을 먹여 겨우 살려 놓았지만 두 마리는 살고 한 마리는 죽었다. 죽은 개를 양지 바른 곳에다 묻어 주고 나니까, 살아 있던 개 두 마리도 사라져서 나타나지 않았다. 며칠 뒤에 주인의 꿈속에서 허연 노인이 나타나 개의 은혜를 갚으려거든 한 해에 딱 천 석씩만 거두고 나머지는 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베풀 것을 일러주었다. 그 뒤로 그대로 행했는데 행여 잘못해서 천 석에서 단 몇 석만 더 거두어도 개 무덤에서 개 울음소리가 나는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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