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날과 야광귀

귀신날과 야광귀

분류 문학 > 초월적 인물형 > 귀신(鬼神)형

• 갈래 : 민담
• 시대 : 시대미상
• 신분 : 일반
• 지역 : 기타
• 출처 : 편집부 ()
• 내용 :
제 21대 소지마립간 10년에 왕이 천천정天泉亭에 거동했을 때, 난데없이 까마귀와 쥐가 나타나서 울었다. 그리고 울던 쥐가 사람의 말로 “까마귀가 날아가는 곳을 놓치지 말고 쫓아가면 반드시 무슨 일이 있을 것입니다”라고 했다. 왕은 쥐가 시키는 대로 신하에게 까마귀의 뒤를 따르도록 명령했다. 신하가 까마귀를 따라 남쪽으로 가다가 양피사촌에 이르렀을 때, 돼지 2마리가 싸우는 것에 잠시 한 눈을 팔다가 그만 까마귀를 놓치고 말았다. 그래서 길가에서 서성거리고 있는데, 이 때 한 노인이 연못에서 나타나 봉서를 건네주며 이렇게 말했다. “만약 이 봉서를 뜯어보면 두 사람이 죽고, 뜯어보지 않으면 한 사람이 죽게 될 것이다.” 신하가 돌아와서 왕에게 이 사실을 말하여 편지를 바치니 왕은 “두 사람이 죽는 것보다는 뜯어보지 않고 한 사람이 죽는 편이 낫다”라고 하며 뜯어보지 않았다.

그 때 옆에 있던 일관이 왕에게 말했다. “대왕이시여, 두 사람이란 서민을 말하는 것이옵고, 한 사람이란 바로 왕을 말하는 것이오니 어서 봉투를 뜯어보소서.” 왕은 그 말을 듣자마자 얼른 봉투를 뜯었다. 그러자 거기에는 사금갑射琴匣이라는 세 글자가 씌어 있었다. 그 말은 곧, 거문고 갑을 쏘아라라는 뜻이었다. 왕은 곧바로 왕궁으로 돌아가 활로 거문고 갑을 쏘았다. 그러자 그 속에서 내전에서 분향수도焚香修道를 하던 승려와 궁주가 은밀하게 간통을 하고 있다가 깜짝 놀라 뛰쳐나왔다. 소지왕은 두 사람을 잡아 사형에 처했다. 그 뒤부터 매년 첫째 돼지날과 쥐날, 말날 등에는 모든 일을 꺼리고 조심하며 움직이지 않았는데, 이 날을 신일愼日, 곧 삼가는 날이라 했다. 15일은 까마귀의 제삿날이라 하여 찰밥으로 제사하는 풍습이 지금까지 행해지는 곳도 있다. 귀신날은 음력 정월 16일이다. 이날은 야광귀가 민가에 내려와 돌아다니다가 아이들의 신발이 눈에 띄면 그것을 신고 간다는 속설이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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