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의 사랑

호랑이의 사랑

분류 문학 > 초월적 인물형 > 귀신(鬼神)형

• 갈래 : 민담
• 시대 : 시대미상
• 신분 : 일반
• 지역 : 기타
• 출처 : 편집부 ()
• 내용 :
신라 원성왕 때 이월 보름날 흥륜사에서 사람들이 소원을 비는 탑돌이를 하고 있을 때였다. 김현이라는 화랑이 늦은 밤 흥륜사를 찾아왔다. 평생 배필을 만나고 싶은 소원을 빌기 위해 탑돌이를 하기 위해서였다. 한참동안 탑돌이를 하다 보니 사람들이 하나둘 돌아가고 한 아가씨만이 남아있었다. 김현은 어느덧 아가씨의 아름다운 자태에 반해 사랑에 빠지게 됐다. 그래서 아가씨에게 다가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런데 아가씨는 밤이 늦었다며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했다. 김현은 다시 만날 것을 약속했지만 아가씨는 그럴 수 없다고 했다. 그래서 김현은 아가씨를 집에까지 데려다주겠다고 했다. 그래서 함께 가고 있는데 깊은 산속에서 아가씨의 어머니를 만나게 된다. 어머니는 자초지종을 들은 후 “괜한 짓을 했구나 . 네 오빠들이 알면 가만히 있지 않을 텐데 이를 어쩐다니.” 하며 걱정했다. 이때 쿵쿵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어머니는 김현에게 얼른 다락방으로 가 숨으라고 했다. 이내 호랑이 세 마리가 집으로 들어와서는 “킁킁, 이게 무슨 냄새지 사람냄새가 나는 것 같은데, 오랜만에 포식하겠구나.” 라고 소리쳤다.

이에 당황한 어머니와 아가씨는 오빠들을 가로막고는 둘러댔다. 이때 갑자기 하늘에서 큰 소리가 났다. “네놈들! 못된 짓을 일삼더니 이젠 사람까지 잡아먹으려하느냐. 내 너희들을 죽여서 앞으로 다시는 나쁜 짓을 못하게 하겠다.” 이 말에 호랑이들이 겁을 먹고 어쩔 줄 모르자 아가씨는 눈물을 흘리며 오빠들을 대신해서 벌을 받을 테니 오빠들을 용서해 달라했다. 그래서 세 마리 호랑이들은 용서를 구하기 위해 산속으로 들어갔다. 다락에 숨어있던 김현은 나와서 아가씨와 눈물을 흘리며 이야기를 나눴다. “본래 저는 호랑이나 사람을 만나 사랑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도련님을 만나 행복했습니다. 하지만 헛된 꿈이었나 봅니다. 오라버니들을 대신해서 죽어야하니 내일 제가 장터에 나타나 횡포를 부리면 저를 죽여서 공을 세우십시오.” 김현은 사랑하는 사람을 죽여야 한다는 생각에 거절했지만 호랑이 아가씨의 간청이 간절했다. 다음날 장터로 나타난 호랑이는 사람들을 해쳤다. 김현은 호랑이를 뒤따라갔다. 이내 둘만이 숲속에 오게 되자 호랑이는 아가씨로 변했다. 그리곤 “이승에서 도련님과의 인연을 소중히 여기며 떠나겠습니다. 부디 좋은 인연 만나십시오. 그리고 제가 죽거든 저를 위해 작은 절이나 하나 지어주십시오.” 이렇게 말하고는 김현의 칼을 빼앗아 제 목을 찌르고 쓰러졌다. 김현은 그 후 호랑이를 잡은 공로로 높은 벼슬에 재물을 얻었다. 그리고 호랑이 아가씨에 대한 마음으로 경주 서쪽 냇가에 호원사라는 절을 지었다. 호랑이의 소원으로 지은 절이라는 뜻이다. 호랑이 아가씨의 넋을 위로하는 뜻에서 지은 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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