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숭아

복숭아

분류 과학기술/의약 > 시놉시스

중국 한무제(漢武帝, B.C.140~87)는 복숭아를 무척 좋아하여 뒤뜰에 복숭아나무를 많이 심어 봄이면 아름다운 꽃을 즐기고 여름이면 그 열매를 즐겨 먹었다 한다.
“봄이면 아름다운 복사꽃을 볼 수 있고 여름이면 달디단 과일을 먹도록 해주니 참 기특한 일이로고. 국사에 지친 짐(朕)을 이리 위로해 주니 봄만 되면 과인의 마음이 흐뭇해지는도다.”

그런데 어느 해인가는 때가 되어도 복숭아가 열리지 않았다(복숭아도 해거리 하는 것이 있슴). 무제는 은근히 마음 아파하였다.
무제의 얼굴에서 근심스런 빛을 종종 보게 되자 신하들도 걱정이 되었다.
“만 백성의 어버이신 황제께서 요즘 웃는 모습을 볼 수 없으니 참으로 걱정이구려.”
“글쎄올시다. 해마다 여름이면 황제를 기쁘게 해주던 복숭아가 올해는 열리지 않으니 참으로 기이한 일이 아닐 수 없소.”
“무엄하게 열매도 맺지 못하는 저따위 나무는 베어버려야 마땅하오.”
“아서시오. 황제께서 얼마나 아끼시는 복숭아나무인 줄 잘 아시는 대감이 그 무슨 망발이시오. 행여 누가 들을까 무섭소이다.”
“내 말인즉, 천하가 황제의 것이로되 저 따위 미물이 황제를 슬프게 만드니 화가 나서 한말이지요. 괘념치 마시오.”
신하들은 우울한 황제의 모습을 보며 안절부절 하지 못하고 있었다.

어느 날, 한 마리의 파랑새가 날아와 무제 앞에 날개를 접고 앉는 게 아닌가!
이상하게 여긴 무제는 신하인 동방삭을 불러 그 이유를 물었다.
“생전 처음 보는 파랑새가 짐의 앞으로 날아와 날개를 접는 연유가 무엇인고?”
동방삭은 무제에게 공손하게 아뢰었다.
“그것은 장차 서왕모(仙女)가 복숭아를 가지고 오실 징조입니다.”
“허허 그래? 그것 참 반가운 소식이로구나.”
동방삭의 말대로 얼마 후에 서왕모가 잘 익은 복숭아 27개를 가지고 와서 무제에게 바쳤다.
그 때 동방삭은 서왕모의 얼굴을 보더니 얼른 병풍 뒤로 숨었다.

무제는 그 복숭아의 맛을 보고는 매우 기뻐하며 말했다.
“이 복숭아의 맛이 매우 특별하니 뒤뜰에 심어 내년에 과일을 얻어야겠구나.”
그러자 서왕모는 이를 극구 말리면서 말했다.
“이것은 하늘의 복숭아로서 땅에다 심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한 개를 먹으면 천 년을 더 살 수 있습니다.”
서왕모가 가져온 복숭아는 원래 30개였다.
그런데 그 중 3개를 동방삭이 훔쳐먹고 병풍 뒤에 숨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동방삭은 삼천 년을 살았다고 한다.

옛날 복숭아나무의 잎인 도엽(桃葉)으로 목욕물을 만들어 어린아이의 피부병 치료에 이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복숭아 씨로 약재를 만들어 임질·하리(下痢,이질) 등에 썼다.
또 복숭아를 통째로 말린 것을 도효(桃梟)라고 하는데 이것을 정신병 질환의 약재로 썼다고 한다.
열매는 먹고 씨는 도인(桃仁)이라 하여 한방 및 민간에서 어혈·통경·진통·해소·신장염·양모·발모·유종·통변·각기·감기 등에 다른 약재와 처방하여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