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모초

익모초

분류 과학기술/의약 > 시놉시스

옛날, 바다 밑에 대고산 아래 수랑 이라는 마음씨 착한 소녀가 살고 있었다.
수랑은 나이가 차서 시집을 가서 아이를 가졌다.
어느 날 수랑이 집에서 물레로 실을 잣고 있는데 갑자기 문 밖에서 노루 한 마리가 사냥꾼의 화살에 맞았는지 피를 흘리며 들어왔다.
노루는 눈에 눈물을 글썽이며 살려 달라는 듯 애처로운 소리를 냈다.
수랑은 노루가 불쌍하여 노루를 손짓으로 불러 앉아 있던 걸상밑에 감추고 걸상을 천으로 덮어씌운 다음 그 위에 앉아 물레질을 계속했다.

조금 뒤에 화살을 들고 화살통을 맨 사냥꾼이 수랑에게 와서 물었다.
“부인, 상처 입은 노루를 보지 못했습니까?”
“좀전에 이쪽에서 와서 동쪽으로 달아났습니다.”
수랑은 태연하게 대답했다.
사냥꾼은 동쪽으로 말을 타고 달려 갔다.
조금 뒤에 수랑은 노루를 나오게 하여 손으로 서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빨리 서쪽으로 달아나거라.”노루는 그 말을 알아듣기라도 한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서쪽으로 도망쳤다.

며칠 뒤 수랑은 아이를 낳게 되었는데 지독한 난산이었다.
산파도 속수무책이었고 남편이 약을 지어 와 먹였지만 소용이 없었다.
수랑의 시어머니는 천지신명께 아이를 잘 낳게 해 달라고 간절하게 기도했다.
그러나 그것도 아무 소용이 없어 수랑은 곧 목숨이 위태로울 지경에 이르렀다.

바로 그때 문앞에서 소리가 들렸다.
수랑이 눈을 뜨고 보니 먼저번에 살려 준 그 노루가 입에 풀을 물고 서 있었다.
노루는 눈물을 글썽이며 수랑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그래, 너로구나. 약초를 갖고 나를 도와주러 온 거지? 여보, 노루 입에 있는 약초를 끓여서 주세요.”
노루는 남편에게 약초를 건네 주고는 대고산으로 사라졌다.
남편은 급히 약초를 달여 부인에게 먹였다.
약초를 복용하자 곧 통증이 덜해지고 얼마 안 가서 순조롭게 아이를 출산했다.
집안 식구들은 몹시 기뻐하였다.
남편은 대모산에 가서 노루가 물고 있던 약초를 캐서 밭에서 재배하여 부인의 병은 물론 많은 여성들의 병을 고쳤다.

그 뒤로 사람들은 이 풀을 어머니를 이롭게 하는 풀이라 하여 익모초라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