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오동

참오동

분류 과학기술/의약 > 시놉시스

옛날 어느 마을에 사는 한 사람이 자식을 낳았는데 딸을 얻게 되었다. 가난한 아버지는 딸이 태어난 다음 날 집 옆에 작은 오동나무를 한 그루 심었다.
“여보, 우리가 가난하여 저 아이가 자라 시집갈 때 변변히 해줄게 없는데 오늘 심은 오동나무를 잘 길러 장롱으로 짜 보내면 되지 않겠소?”
“예, 좋은 생각이예요. 아버지가 심은 나무로 장롱을 만들어주면 저 아이도 틀림없이 좋아할 겁니다.”

그날부터 부부는 오동나무를 자식 돌보듯 잘 가꾸기 시작했다. 딸아이와 오동나무는 무럭무럭 자라났다.
마치 오동나무는 아이와 키재기 경쟁이라도 하듯 자라는 속도가 빨랐다.
“아이와 오동나무가 잘 자라주니 더 바랄게 없구려.”
“그럼요, 우리에겐 오동나무가 살림밑천이네요. 가난하지만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주니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비가 오는 날이면 오동나무 넓은 잎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는 콩 볶는 소리처럼 요란했다.
그러면 딸아이는 친구들과 오동나무 잎을 꺾어 들고 우산 대용으로 쓰고 뛰어다니기도 했다.
오동나무 잎이 넓어 어린아이의 어깨를 가려줄 만큼 넉넉했던 것이다.

세월이 흘러 딸아이가 시집갈 나이가 되었을 땐 집 옆의 오동나무도 우람하게 자라 있었다.
가난하지만 행복하게 살던 어느 날, 아버지가 원인 모를 병에 걸려 시름시름 앓다가 며칠만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갑작스럽게 당한 일이라 가족들은 아무 경황없이 장례를 치르고 말았다.
갑자기 아버지를 잃은 딸은 매일 눈물 마를 날이 없었다.
“아버지, 저는 지금도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게 믿어지지 않아요. 어두워지면 사립문으로 들어오실 것만 같아요.”
그렇게 슬픔의 세월을 보내던 중 딸아이에게 혼처가 생겼다. 시집될 집이 넉넉한 형편은 아니었지만 성실한 청년이라 어머니는 서둘러 딸을 시집 보냈다.
딸이 태어날 때 심었던 오동나무를 잘라 장롱을 만들었다.
“에이구, 박복한 사람 같으니. 오동나무를 심던 날 나중에 딸아이 시집보낼 일 생각하며 그리도 좋아하더니 그 사이를 못참고 떠나버렸으니.”
부인은 죽은 남편을 그리며 아픈 가슴을 쓸어 내렸다. 그리고는 딸을 불러 자초지종을 얘기해 주었다.
“그 장롱을 네 아버지 보듯 하여라.”
장롱을 싣고 시집 가던 날 홀어머니를 두고 떠나는 딸의 심정은 착잡했다. 딸이 가물가물고개를 넘을 때까지 어머니는 손을 흔들고 있었다.

오동나무의 나무 껍질은 다른 약재와 처방하여 한방 및 민간에서 구충제·두풍제 등을 만드는데 쓰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