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류

석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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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어느 마을에 벌목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그는 매일 벌목을 하느라 산을 오르내리기 때문에 그 주변 지리는 훤하게 꿰뚫고 있었다.
그에게는 요즘 근심이 하나 생겼는데 원인도 알 수 없는 복통에 자주 시달렸다.
식구들과 똑같은 음식을 먹어도 자신만 같은 증세로 고생을 하는 것이었다.
“나는 죄 지은 것 없이 순리대로 사는 사람인데 왜 이리 내게 알 수 없는 병이 오는 걸까? 몸이 건강하지 못하니 일을 해도 재미가 없구나.”
벌목공은 선량하게 살며 어려운 일을 당한 사람을 보면 제 일처럼 도와주는 사람이라 마을 주민들의 인심을 얻으며 그럭저럭 지내고 있었다.

어느 날 벌목하러 산으로 올라 가던 그는 보기 드문 흰 사슴을 보았다.
“사슴은 사슴인데 왜 몸이 온통 흰색일까? 분명 상서로운 사슴일 것이야. 저 사슴을 잡아야 겠구나.”
그는 사슴을 놓치지 않으려고 정신없이 뒤를 쫒아갔다.
그러다가 어느 사이에 강을 건너게 되었다.
“내가 어느새 강을 건넜구나. 그런데 앞에 웬 큰 문이 있을까? 처음 보는 돌문(石門)인데 한번 들어가 볼까.‘
그가 돌문으로 들어서자 눈앞이 환히 트이고 여러 가지 짐승 우는 소리가 들리면서 지금껏 보지 못했던 집들이 보였다.
벌목공이 어리둥절해 하고 있는 동안 흰 사슴은 어디론지 사라져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한창 붉게 익어가고 있는 석류나무 곁에는 웬 백발노인이 서 있었다.
“아이쿠, 처음 보는 집에 처음 보는 노인이 있는 걸 보니 여긴 예사로운 곳이 아니구나. 내가 올 곳이 아닌 것 같은데 빨리 나가야겠군.‘
남자가 겁이 덜컥 나서 오던 길을 되돌아 나오려 하였다.
그 때 그 노인이 벌목공을 불렀다.
“두려워 말고 이리 가까이 오너라.”
남자는 주춤거리며 노인에게로 다가갔다. 그리고는 허리를 굽혀 절을 했다.

그러자 노인이 잘 익은 석류를 하나 따서 건네주었다.
정신없이 받아든 남자는 무어라 말도 못하고 긴장해 있을 따름이었다.
노인이 다시 말했다.
“네가 복통을 일으키는데 그 석류를 먹으면 효과가 있을 것이니라. 네 몸도 성치 않는데 주변의 어려운 사람들을 성심껏 도와주는 네 마음이 가상하여 네 병을 고쳐 주겠으니 건강한 몸으로 더욱 좋은 일을 하며 살아야 하느니라.”
처음 보는 노인이 자신의 건강과 행적을 훤히 알고 있음에 깜작 놀란 남자는 고개도 들지 못하며 겨우 말을 했다.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복통 때문에 고생했는데 제 병을 고쳐주신다 하시니 참으로 감사하옵니다. 하온데 노인장께서는 뉘시온지요?”

그러나 아무 말이 없어 고개를 들자 벌써 노인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뒤였다.
더구나 돌문도 사라지고 없었다.
오직 자기 혼자 나무 밑에 걸터앉아 있었다.
손에는 아까 노인에게서 받은 큼직한 석류가 하나 쥐어져 있었다.
“참 이상한 일이로구나. 난생 처음 보는 흰 사슴은 뭐며 백발노인도 그렇고 돌문은 또 무엇이란 말인가? 내 병이 낫는다 하니 정성껏 먹어야겠구나.”
노인의 말처럼 석류를 복용한 남자는
그토록 자신을 괴롭히던 복통이 씻은 듯이 없어진 것을 깨닫고 더욱 성실하게 살면서 이웃을 돌보았다 한다.

에 따르면 부잣집 정원이나 사찰 등에 석류를 심어 그 풍치를 즐겼고 남만주 족에서 분양한 것이 좋은 열매를 맺었다고 한다.
지나(支那) 사람들은 옛날부터 석류를 무척 좋아하여 그림의 소재로 많이 썼으며 묘의 단장용으로도 인기가 많았다.
또 과일이 익으면 선반이나 천장에 매달아 보관하고 그 열매 껍질을 이질·복통·대하증 등에 썼다고 하며 창독에 세습제로도 약효가 뛰어났다고 한다.
한방 및 민간에서는 과실의 껍질은 부리의 껍질과 더불어 설사·장출혈·구내선염·편도선염·조충구제피임 등에 다른 약재와 함께 처방하여 약으로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