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나무

등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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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시대 때 한 마을에 부부와 두 딸이 있었습니다.
언니는 홍화, 동생은 청화로 남달리 정이 두터운 자매는 늘 함께 다녔습니다.
두 자매가 18세, 16세가 되었을 때 두 자매의 아름다운 모습은 절정에 다달았습니다.
신라에서는 정월 대보름 한가위를 맞이하면 갖가지 행사를 즐겼는데, 남자들은 씨름, 활쏘기, 말달리기 등의 놀이를 즐겼고 여자들은 그네뛰기, 술래잡기, 베짜기 등을 겨루었습니다.
이때면 처녀총각들은 서로의 놀이를 구경도 하고 응원도 하였습니다.
두 자매는 지난해 추석 남자들의 말달리기 구경을 갔다가 유달리 얼굴이 잘생긴 낭도의 모습에 반해 그를 똑같이 사모하게 되었습니다.
두 자매의 마을 속에는 잘생기고 늠름한 화랑동의 모습이 한시도 떠나지 않았습니다.
이때부터 홍화는 홍화대로 청화는 청화대로 남모르는 그리움에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신라 말이었던 당시 국경에는 항상 싸움이 그치질 않았는데, 북으로 고구려, 서로는 백제, 동으로는 일본의 해적들이 노략질을 일삼았으니 신라의 청년들은 언제나 전투준비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어느 날 드디어 큰 전쟁이 일어나, 신라의 화랑과 청년들은 너나할 것 없이 모두 전장으로 나가 싸워야 했습니다.
홍화와 청화가 사모하던 그 청년 또한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전장으로 나가는 길 양 옆에는 전송하는 일가, 친척들과 이별을 서러워하는 여인들로 가득 메워져 있었습니다.
혹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연인을 위하여 홍화와 청화도 배웅을 나왔으니, 그때서야 비로소 두 자매가 한 낭도를 사랑하게 되었음을 알았습니다.
자매는 서로 양보하기로 하였고, 어느 날 전쟁터에서 그 낭도가 전사하였다는 소식을 접하자, 두 자매는 그만 연못가에서 서로 부둥켜안은 채 연못에 몸을 던지고 말았습니다.
그 후 연못가에는 두 그루씩 한조가 되어 네 그루의 등나무가 자라기 시작했습니다.

한편 죽은 줄만 알았던 화랑이 전장에 나가 이기고 돌아와, 두 자매의 소식을 듣고 괴로워하다가 결국 그도 연못에 몸을 던져 죽고 말았습니다.
그 후 연못에 팽나무가 자라기 시작했고 등나무는 하나로 연결되어 팽나무를 휘감고 있었습니다.

이때부터 이 팽나무에 감겨있는 등나무 꽃을 말려 신혼금침에 넣어주면 부부 금실이 좋아진다고 합니다.
요즘에도 부부사이에 문제가 생기면 사람들은 이 나무의 잎을 따다가 삶아 그 물을 마시면 애정을 회복할 수 있다고 하여 이 등나무를 찾는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등나무 꽃이 피는 5월이면 이 등나무는 탐스러운 꽃송이를 터뜨리면서 그윽한 향기를 던지며 팽나무를 한층 더 힘차게 얼싸안는 듯 보이는가봅니다.

뿌리는 이뇨제, 피부병에 효과가 있다.
간혹 등나무 줄기에 혹 같은 것이 생기는 데 , 이 혹을 민간에서는 위암 치료에 쓰인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