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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어느 마을에 시부모를 모시고 여러 자식들을 거느리고 사는 부인이 있었다.
그녀는 일찍 남편을 잃고 농사를 지으며 집안의 가장 노릇을 하느라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 부인은 늘 바빴고 정작 자신은 돌볼 겨를이 없었다.
그래도 부인은 하루하루 먹고 살기 바빠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를 모를 지경이었다.
“넉넉한 살림은 아니지만 내가 열심히 일하는 만큼 식구들이 밥은 굶지 않아도 되니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가. 아이들도 별고 없이 자라주니 고마운 일이지.”
늘 부인은 감사한 마음으로 생활을 했다.

세월이 흘러 시부모님도 차례로 세상을 떠나고 아이들도 장성했다.
이젠 예전처럼 힘들게 일하지 않아도 될 만큼 살림에 여유가 있게 되었다.
아이들도 하나같이 효자들이었다.
특히 큰 아들은, 젊어서 혼자된 어머니가 얼마나 고생을 하며 자신들을 키워주셨는지 잘 알고 있었기에 항상 어머니를 편하게 모시려 노력하였다.
어느 날 장 보러 갔던 큰 아들이 거울을 하나 사 가지고 와서 어머니에게 주었다.
“어머니, 이것은 명경(明鏡)이라고 하는 물건인데 어머니께서 단장하시는데 필요할 것입니다. 요긴하게 써십시오.”
어머니는 처음 보는 명경이 신기하여 자신의 얼굴을 비춰 보다가 깜짝 놀랐다.
거기엔 주름이 쪼글쪼글한 웬 노파가 비치는 것이었다.
“에그머니나! 여기 웬 늙은이가 나를 보고 있느냐?”
어머니의 놀라는 말에 큰아들은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어머니, 죄송합니다. 평생 저희들을 키우시느라 고운 어머니의 얼굴에 주름이 깊어 졌습니다.
모두 저희들이 만들어 준 주름살이니 저희들이 하나씩 지워 드리겠습니다.”
어머니는 아들의 속 깊은 마음이 대견하여 등을 두드려주었다.

며칠 뒤 큰 아들은 어디서 가져왔는지 밤(栗)을 한 아름 안고 와서 어머니 앞에 쏟아 놓으며 말했다.
“어머니, 제가 여러 곳에 수소문을 해보니 이 밤이 주름살을 없애는데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한번 사용해 보십시오.”
어머니는 아들의 효성에 감복하여 말했다.
“네 뜻이 가상하다마는 이제 어미는 늙은 몸인데 이까짓 얼굴의 주름살은 없애서 무엇하겠느냐. 네 고마운 말을 듣고 보니 주름은 없어진 것이나 진배없으니 가져가서 나누어 먹도록 하여라.”
그러나 큰 아들의 간곡한 청에 어머니는 그만 밤을 받아 들고 말았다.
그리고 밤을 사용한지 얼마가 지나자 차츰 얼굴의 주름살이 하나둘 희미해지더니 마침내 젊었을 때의 모습처럼 윤기가 도는 것이었다.
“주름졌던 얼굴이 다시 고와지다니 내가 효자를 둔 덕이로구나. 밤이 그렇게 효과가 큰 줄은 미처 몰랐는데 늙은 어미를 섬기는 아들의 효성이 놀랍기만 하구나. 내가 일찍 남편을 떠나보내고 평생 고생하며 살아온 보람이 있구나.”
밤이 얼굴의 주름을 없애는데 효과가 있다는 소문이 번지자 마을 주민들은 다투어 밤을 구하러 다녔다 한다.

과실의 과육을 말려서 건율(乾栗)이라 하고 한방과 민간에서 염료·건위·주름살·하혈·종독·강장 등에 다른 약재와 같이 처방하여 약으로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