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

무궁화

분류 과학기술/의약 > 시놉시스

옛날 북부 지방의 어느 산간 마을에 글 잘 쓰고 노래를 잘하는 아주 예쁘게 생긴 여자가 살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은 이 여자의 재주를 칭송했고 귀여워해 주었다.
그런데 이 여자의 남편은 앞을 보지 못하는 장님이었다.
여자는 그런 남편을 매우 사랑하였다.
“당신이 비록 눈이 안 보인다고 해도 내가 당신의 눈이 되어 한평생 살면 되지요. 나는 언제나 당신만을 섬길 것입니다.”
남편은 그런 아내가 너무 고맙고 든든했다.
“여보, 고맙소. 부족한 나를 따라주니 나는 무어라 할말이 없소. 나 또한 당신만을 위해 살겠소.”
이렇게 서로 의지하고 사는 부부의 금슬은 매우 좋았다.
부인은 언제나 앞을 보지 못하는 남편을 돌보았다.
제아무리 돈 많고 권세있는 사람들이 여자를 유혹하여도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 마을을 다스리는 성주가 그녀의 재주와 미모에 반해 그녀를 유혹하였다.
그러나 그녀는 여전히 한결같은 마음으로 남편을 돌볼 뿐이었다.
애를 태우던 성주는 마침내 부하를 보내 강제로 그녀를 잡아 들이고 말았다.
그리고는 그녀를 회유했다.
“네가 나의 부탁만 들어 준다면 평생 고생하지 않고 편히 살도록 해주마.
앞도 못 보는 남편이 뭐가 그리 좋다고 네 청춘을 바치며 고생해야 하느냐? 잘 생각해 보거라.”

그러나 그녀는 끝까지 성주의 말을 듣지 않았다.
“이러지 마시오. 죄 없는 사람을 가두어 놓고 무얼 하는 짓이오. 하늘이 두렵지 않소? 나는 오로지 내 남편만 섬길 것이니 헛수고 마시고 나를 풀어 주시오.”
성주는 화가 나서 칼로 단숨에 그녀의 목을 잘라 버리고 말았다.
눈을 뜨고 죽은 그녀의 절개에 감탄을 한 성주는 그녀의 시신을 남편이 살고 있는 집안 뜰 앞에 묻어 주었다.

그 후 그 무덤에서 꽃이 피어났는데, 이 꽃나무는 자라고 자라서 집을 온통 둘러쌌다.
마치 장님인 남편을 감싸주려는 듯이 울타리가 되었다.
사람들은 남편을 향한 사랑이 끝이 없던 그녀의 넋이 꽃으로 피었다 하여 무궁화(無窮花)라고 불렀다.

<만선식물>에 의하면 어린 잎을 식용하였고 불에 볶아서 차(茶) 대용으로 쓰기도 했으며 약재로도 썼다고 한다.
그리고 뿌리의 껍질은 장출혈·이질 등에 사용하면 효과가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