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팔꽃

나팔꽃

분류 과학기술/의약 > 시놉시스

아주 먼 옛날, 한 고을에 그림을 썩 잘 그리는 화공이 있었다.
이 화공의 부인은 빼어난 미인이었는데 이웃 마을에까지 그 소문이 자자했다.
어느 날 그 고을을 다스리는 원님도 화공의 부인에 대한 소문을 듣게 되었다.
원님은 자신의 욕심을 채우는데 백성들의 원성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신의 권력을 이용하여 욕심을 채우기에 바빴다.
‘저 화공의 부인이 절세가인이라는데 어떻게 하면 그 부인을 빼앗을 수 있을까?“
원님은 궁리 끝에 화공의 부인에게 억울한 죄명을 덮어씌워 감옥에 가두고 말았다.
“저는 아무 죄도 짓지 않았습니다.
지아비와 함께 그저 욕심없이 사는 보잘 것 없는 사람일 뿐입니다.”
화공의 부인은 원님에게 애원하였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죄도 없이 하루아침에 죄인이 된 화공의 부인은 남편을 그리며 많은 날을 눈물로 지샜다.
그리고 원님이 온갖 수단으로 그녀를 유혹하였지만 한결같은 마음으로 그 유혹을 뿌리쳤다.
“지아비만이 내 사랑이니 그 누구도 내 마음을 흔들지 못할 것입니다.”
완강히 버티며 남편만을 그리던 부인은 차츰 몸이 붓고 날이 어두워지면 눈앞이 캄캄해 사물을 구별할 수 없게 되었다.
부인을 빼앗긴 화공은 억울한 마음을 하소연할 길이 없었다.
날마다 부인이 갇혀있는 곳을 찾아 갔지만 번번히 쫒겨날 뿐이었다.
부인이 아프다는 소문을 전해들은 화공은 힘없이 밤낮으로 허공만 바라보다가 마침내 미쳐 버리고 말았다.
미친 화공은 밖으로는 나오지 않고 오직 집안에만 틀어박혀 그림을 한 장 그렸다.
그림이 완성되자 그는 그림을 가지고 부인이 갖혀있는 옥으로 찾아가서 그 땅 밑을 파더니 그림을 묻는 것이었다.
화공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다가 그 자리에서 죽고 말았다.

그 후부터 부인은 밤마다 기이한 꿈을 꾸기 시작했다.
남편이 나타나서 서럽게 눈물을 흘리다가 사라지는 꿈이었다.
부인은 이상하게 생각하고 아침에 창을 열고 밖을 내다보았다.
그런데 그 곳에는 한 줄기의 아름다운 덩굴 꽃이 피어 있었다.
마치 피멍이 든 듯 담자색의 나팔 모양을 한 예쁜 꽃이었다.
“나를 잃고 원한에 사무쳐 죽은 지아비의 넋이로구나. 당신은 이렇게라도 나를 찾아와 주셨군요.”
부인은 죽은 남편을 생각하며 언제까지나 뜻을 굽히지 않았다.

훗날, 그 꽃의 생김이 나팔 모양이라 하여 나팔꽃이라 불렀으며 나팔꽃의 씨앗은 부종·수종·이뇨·요통·야맹증·태독 등에 다른 약재와 같이 처방하여 약으로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