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삼

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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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어느 마을에 토끼를 매우 좋아하는 부자 할아버지가 있었다.
그는 온갖 종류의 토끼를 키우면서 토끼를 돌보는 하인들을 엄하게 다루었다.
어느 날은 하인이 실수로 몽둥이를 토기 우리에 덜어뜨려 토끼 한 마리가 다쳤다.
“큰일났네. 토끼를 다치게 했으니 주인 어른이 알게 되면 나는 크게 혼날텐데 우선 저 콩밭에다 토기를 숨겨놔야 겠다.”
궁여지책으로 하인은 토기를 감추었지만 주인은 3일 뒤에 토끼 한 마리가 없어진 것을 알아냈다.
“이놈! 내가 토끼를 아끼는 줄 뻔히 알면서 어찌 소홀하게 다루었더냐? 빨리 토기를 찾아 오너라.”
주인은 하인의 얘기를 듣고 화가 단단히 났다.

하인은 어쩔 수 없이 콩밭에 가서 토기를 데려 왔다.
그런데 토끼는 다친 데가 다 나았는지 더 팔팔해졌다.
“이상한 일이야. 분명히 저 토끼가 허리가 부러졌었는데 어떻게 된 일일까? 이번엔 다른 토끼를 한번 풀어놔 봐야 겠다.”
하인은 이상히 여겨 다른 토끼의 허리를 몽둥이로 때려 뼈를 부러뜨린 뒤에 다시 콩밭에 놓아 두었다.
사흘 뒤에 가보니 역시 토끼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건강하게 뛰어다니고 있었다.

하인은 집에 가서 몇 년 전에 주인한테 몹시 맞은 뒤로 허리를 못 쓰고 누워 있는 아버지한테 그 이야기를 했다.
아버지는 “토끼가 골절을 고치는 약초를 뜯어먹은 것이 틀림없다.”면서 토끼가 무슨 풀을 뜯어먹는지 자세히 알아보라고 했다.
“토끼야, 미안하다. 하지만 아버지 허리병을 고쳐야 하니 이렇게 할 수 밖에 없다.”
하인은 다시 토끼를 몽둥이로 때려 허리를 다치게 한 뒤에 콩밭에 갖다 놓고는 숨어서 지켜 보았다.
토끼는 처음에는 잘 움직이지도 못하다가 차츱 몸을 움직여 콩밭에 난 잡초를 뜯어먹기 시작했다.
3~4일 뒤에 토끼는 건강하게 회복이 되었다.
하인은 그 잡초에 달린 열매를 따다가 아버지에게 보였다.

아버지는 그 열매를 끓여서 부지런히 복용하였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허리의 아픔이 없어지고 두 달쯤 뒤에는 밭일을 할 수 있을만큼 몸이 튼튼해졌다.
그 후 하인은 주인 집에서 토끼 키우는 일을 그만두고 그 약초의 열매를 따서 요통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그 소문이 점점 퍼져 많은 사람들이 그 약초의 씨앗을 구해 먹고 허리 아픈 것이 낫게 되었다.
그러나 아무도 그 약초의 이름을 몰랐다. 이름이 없었던 것이다.
그들은 한참을 생각하다가 토끼허리를 고쳤다고 해서 토(兎)자와 그 풀이 실처럼 엉켜 있다하여
실 사(絲)자와 씨앗 자(子)를 합쳐 ‘토사자’라 이름 지었다.
토사자는 우리 말로 새삼 씨라고 불린다.

칡덩굴이나 콩밭에 많이 기생하는 식물로 잎이 지고 누런색이나 누런 밤색의 덩굴이 다른 식물을 감고 올라가며 자란다.
여름철에 줄기에서 희누런 색의 작은 꽃이 모여서 핀다.
열매는 들깨만하고 빛깔은 갈색이다. 열매는 보약으로 귀하게 쓴다.
새삼 씨는 맛은 달고 매우며 성질은 평하다.
주로 간과 신장에 들어가 간과 신장을 보호하며 눈을 밝게 한다.
새삼 씨는 양기를 돕고 신장 기능을 튼튼하게 하는 약재이다.
신장이 허약하여 생긴 음위증,유정, 몽설 등에 효과가 좋다.
또 뼈를 튼튼하게 하고 허리 힘을 세게 하며 신장 기능이 허약하여 허리와 무릎이 시리고 아픈 것을 치료한다.
또 오줌소태와 소변을 잘 보지 못하는 것, 설사를 낫게 한다.
간을 보하여 눈을 밝게 하고 태아를 보호하는 작용도 있다.

새삼 덩굴과 씨는 당뇨병 치료에도 좋다.
새삼 덩굴을 즙을 내어 한잔씩 마시거나 씨앗을 달여 차처럼 자주 마시면 당뇨병에 효험이 있다.
또 밤눈이 어두울 때는 새삼 씨 12-그램을 술에 3일 동안 담갔다가 햇볕에 말려 달걀 흰자 위에 개어 알약을 만들어 빈 속에 따뜻한 술과 함께 먹으면 매우 좋다.

심신이 쇠약하여 정액이 저절로 새어 나오거나 허리와 무릎이 아프고 힘이 없을 때에는 새삼 씨 40그램과 쇠무릎지기 80그램을 한데 넣고 달여서 차처럼 수시로 마신다.
과민성 장염에는 삽주 뿌리. 오미자 등을 섞어 가루 내어 알약을 만들어 먹으면 좋고, 오줌소태에는 새삼 씨와 용골,모려분,감국,구기자,황백,두충 등을 각각 같은 양으로 달여서 마신다.

새삼 씨를 술에 담가서 먹으면 효능이 더 좋다.
가을철에 새삼 씨를 따서 깨끗이 씻어 햇볕에 2~3일 말렸다가 항아리에 넣고 새삼 씨 분량의 2~3배쯤 되는 술을 붓고 뚜껑을 잘 덮은 다음 어둡고 서늘한 곳에 두었다가 3~4개월 뒤에 조금씩 마신다.
새삼 술을 마시면 피로가 없어지고 양기가 좋아진다.
또 짝사랑으로 지나치게 괴로워하다가 신경쇠약이 되어 헛것이 보이는 데, 자위행위를 지나치게 해서 몸이 약해지고 정액이 새어나오는 데에도 효험이 크다.
오래 먹으면 몸이 따뜻해지고 여성의 냉증이 없어진다.
얼굴에 여드름이 많을 때 새삼 술로 세수를 하면 얼굴이 깨끗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