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기자

구기자

분류 과학기술/의약 > 시놉시스

옛날 중국으로 사신이 되어 떠났던 한 신하가 길을 가다가 해괴한 일을 목격하게 되었다.
젊은 부인이 백발의 노인을 야단치며 종아리를 때리고 있었던 것이다.
장유유서의 정신에도 어긋나는 불효를 저지르는 부인을 더는 두고 볼 수 없어 점잖게 연유를 물었다.
“이보시요. 무슨 연유인지 알 수 없지만 보아하니 부모님 연배같은 분에게 어찌 종아리를 치며 야단친단 말이요?”라고
젊은 부인을 책망하며 똑바로 쳐다 보지도 못하고 고개를 돌렸다.
“나그네께서는 이유도 알아보지 않고 함부로 저를 나무라지 마시요.”
“젊은 사람이 늙은이를 때리며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하니 들을수록 기이한 일이요. 곡절이나 물어 봅시다.”

신하는 가던 길을 멈추고 부인에게 물었다.
“나에게 종아리를 맞는 이 아이는 내 자식이요.
본시 아이가 쉽게 피로하고 허약하여 구기자를 꾸준히 복용하라 일렀소.
그런데도 어미 말을 듣지 않고 세월을 보내다가 그만 나 보다 더 늙고 말았다오.
그래서 앞으로 구기자를 잘 먹도록 혼쭐을 내고 있는 참이요”
정말 눈이 번쩍 뜨이는 광경이었다.
젊은 부인이 어머니이고 매를 맞는 늙은이가 아들이라니...
어처구니 없는 사실에 잠시 할말을 잃고 있던 신하가 물었다.
“그렇다면 부인의 나이는 얼마시요?”
“예. 제 나이는 395세입니다. 구기자를 장복(長服)한 덕분이지요.”
이에 신하가 말에서 내려 그 여인에게 절한 다음 복용방법을 물었다.
“복용방법은 대략 두 가지가 있소.
말린 구기자에 소주를 붓고 밀봉을 해서 두어달 숙성시켜 구기자술로 마시는 방법이 하나이고 잘 건조된 열매에 물을 붓고 달여서 구기자차로 마시는 방법이 또 하나요.
술로 마시거나 차로 마실 땐 꿀을 넣어 마시면 좋지요.“
사신은 돌아와서 그 부인이 일러준대로 만들어 먹고 3백년을 살았다는 일화가 지봉유설에 기록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