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급

백급

분류 과학기술/의약 > 시놉시스

옛날 중국의 한 장수가 벼슬을 버리고 시골에서 지내고 있었다.
그런데 황제가 명령을 내려 그를 황제의 근위대장으로 임명하고 불러 올렸다.
그는 서울로 올라가는 도중에 서융족 장수 10명을 만나 싸움을 벌여 물리쳤다.
산해관에 다다랐을 때 서융족 장수 10명이 그를 포위했다.
“네 이놈, 우리 형제들을 죽이고 살아서 돌아갈 줄 알았더냐!”
“썩 비켜라. 나는 황제의 부름을 받고 가는 몸이다.”
장군은 장수 10명과 싸움을 벌였다.
그러나 먼길을 오느라 지친 데다가 앞서 서융족 장수 10명과 싸웠던지라 힘이 빠져 있어 그들을 물리칠 수가 없었다.

간신히 빠져 나오긴 했으나 몸의 네 군데에 칼을 맞았고 가슴에 활을 맞았다.
그러나 의연하게 말을 달려 황제 앞에 당도했다.
황제는 감동하여 즉시 태의를 불러 치료하게 했다.
응급처치를 하여 피는 멈추고 잘린 근육과 뼈는 다시 이어졌지만 화살이 폐를 뚫어 숨이 가쁘고 피를 토하는 등 목숨이 위급한 지경에 이르렀다.

황제는 전국에 명의를 초대한다는 명령을 내렸다.
그날 한 늙은 농부가 약초 몇 뿌리를 가지고 왔는데 잎은 종려 잎을 닮았고 뿌리는 마름을 닮았다.
농부는 황제에게 약초를 바치며 말했다.
“이 약초를 부레 구어 가루를 내어 절반은 물과 함게 먹고, 나머지 반은 상처난 데에 싸매 주면 나을 것입니다.”
과연 그렇게 하였더니 장군의 병이 나았다.
황제는 늙은 농부를 기특히 여겨 벼슬을 내렸으나 한사코 받으려 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그대는 무엇을 바라는고?”
“소인은 다만 이 약초를 의학책에 실어 세상에 널리 알리는 것이 소원입니다.”
황제는 그 뜻을 가상히 여겨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이 약초의 이름이 무엇인고?”
“아직 이름이 없습니다. 폐하께서 이름을 정하여 주시옵소서.”
황제는 잠시 생각하고 나서 물었다.
“그대의 이름이 무엇인고?”
“소인의 이름은 백급(白及)이라고 하옵니다.”
“그렇다면 이 약초의 이름을 백급이라고 하라.”
그 뒤로 이 약초는 백급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백급은 난초과에 딸린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에서는 대개 자란이라고 부른다.
키는 50센티미터쯤 자라고 잎은 넓은 칼 모양이며 세로 줄이 빽빽하게 나 있다.
뿌리는 둥글고 흰 구경으로 지름이 3~4센티미터쯤 된다.
뿌리에 점액질이 많아 접착제를 만드는 원료로 쓰기도 하고 구황식품으로도 먹는다.
백급은 폐를 튼튼하게 하고 출혈을 멈추게 하며 부은 것을 내리고 새살이 잘 나오게 하는 약으로 쓴다.

백급의 약리 효과에 대해 <동의학사전>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가을에 덩이 뿌리를 캐서 물에 씻어 증기에 쪄서 말린다. 맛은 스고 달며 성질은 서늘하다. 폐경에 작용한다. 폐를 보하고 피나는 것을 멈추며 부은 것을 내리고 새살이 잘 돋아나게 한다. 약리실험에서 지혈작용, 위 및 십이지장 궤양 치료작용, 억균작용 등이 밝혀졌다. 폐가 허하여 기침하는 데, 각혈, 코피, 외상으로 인한 출혈, 옹종, 창양, 덴 데, 손발이 튼 데 등에 쓴다. "

동의학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