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트세랫의 위치와 자연환경

몬트세랫의 위치와 자연환경

가. 지명

유럽인들의 진출 이전부터 몬트세랫에 거주하던 원주민인 아라와크 족(Arawak)과 카리브(Carib) 인디언들은 몬트세랫을 ‘가시덤불의 땅’이라는 뜻의 알리우가나(Alliougana)로 불렀다. 유럽인 중에서 몬트세렛을 처음 발견한 크리스토퍼 콜럼버스(Christopher Columbus)는 로욜라(Ignatius Loyola)가 예수회를 창립한 곳이기도 한 스페인 바르셀로나 인근의 산타마리아데몬트세랫(Santa María de Montserrat) 수도원을 기려 섬의 이름을 지었다.

나. 위치와 면적

카리브 해와 북대서양 사이의 북위 16°에 위치하며, 앵귈라, 세인트키츠네비스, 앤티가 바부다 등과 함께 소앤틸리스 제도의 일부인 리워드 제도(Leeward Islands)를 이루고 있다. ‘리워드 제도’는 보통 푸에르토리코와 도미니카 연방 사이에 위치한 카리브 해 섬 전체를 지칭할 때 사용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영국 연방에 속하는 지역만 공식적으로 이 명칭을 사용하며 프랑스령인 생마르탱(St. Martin), 생바르텔르미(St, Barthélemy), 과들루프(Guadeloupe)에서는 사용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네덜란드령인 신트외스타티위스(Sint Eustatius), 사바(Saba), 신트마르턴(Sint Maarten)은 ‘네덜란드령 앤틸리스의 윈드워드 그룹’이라고 부른다.

몬트세랫은 앵귈라에서 남동쪽으로 180㎞, 앤티가 바부다에서 남서쪽으로 43㎞, 과들루프에서 북서쪽으로 70㎞ 떨어져 있다. 남북으로 16㎞, 동서로 10㎞인 물방울 모양의 단일 섬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전체 면적은 102㎢로, 우리나라 강화도 면적의 3분의 1 정도 되는 크기이다. 해안선의 총연장은 40㎞이다.

다. 지형

지질학적으로는 과들루프, 마르티니크(Martinique), 도미니카 연방 등과 함께 소앤틸리스 화산호(火山弧)의 일부에 해당하는 화산섬이다. 섬 전체가 세 시기에 걸쳐 만들어진 실버힐(Silver Hill), 센트레힐스(Centre Hills), 수프리에르힐스(Soufrière Hills), 사우스수프리에르힐스(South Soufrière Hills)의 4개 산악 지괴(mountain massif)로 이루어져 있다. 대부분이 산악 지형으로 해안 평야가 좁게 나타난다. 섬의 최고봉은 해발 915m의 챈스피크(Chances Peak)였지만, 수프리에르힐스 화산 폭발로 인해 생긴 잉글리시(English) 화구의 용암원정구(lava dome)가 해발 930m로 추정되어 가장 높은 지점이 되었다.

섬의 남부에 있는 수프리에르힐스 화산은 1995년부터 분화하기 시작했으며, 1997년 대폭발을 일으켜 기존의 수도였던 플리머스(Plymouth)의 대부분을 파괴하였다. 이로 인해 전체 토지의 약 절반가량이 사람이 살 수 없는 땅이 되었다. 섬의 중앙 지역이 짙은 열대우림으로 덮여 있었기 때문에 몬트세랫은 ‘에메랄드 섬(the Emerald Isle)’이라는 별칭을 가지기도 하였지만, 화산 분화로 인해 삼림 생태계의 60%가 파괴되었다.

몬트세랫의 남부에 있는 수프리에르힐스(Soufrière Hills) 화산은 1992년부터 3년간 지진 활동이 이어지다가, 마침내 1995년 7월 18일부터 화산재와 수증기를 분출하기 시작하였다. 첫 번째 대형 분화는 1995년 8월에 있었다. 이 분화로 인해 수프리에르힐스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수도 플리머스가 두꺼운 화산재 구름으로 덮여 약 15분 동안 도시 전체가 암흑에 빠졌다. 이때부터 대부분의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던 남부 지역에서 주민 대피가 시작되었고, 몬트세랫의 유일한 도시였던 플리머스는 1996년에 완전히 폐쇄되었다. 현재도 화산 잔해층에 묻혀 있어서 ‘현대판 폼페이(Pompeii)’라고 불리기도 한다. 1997년에는 가장 강한 분화가 일어나 진흙과 화산재가 동북쪽에 있던 브램블 공항(Bramble Airport)을 덮쳤다. 이후 수프리에르힐스 주변을 비롯한 섬의 남부 지방은 출입 금지 구역으로 지정되었고, 이로 인해 주민들이 생활 거점은 북부로 이동하였다.

카리브 해 지역에는 몬트세랫의 수프리에르힐스 외에도 세인트빈센트 섬의 라수프리에르(La Soufrière)를 비롯하여, 과들루프의 수프리에르 산, 세인트루시아의 도시 수프리에르와 같이 동일한 지명이 많이 존재하고 있다. 수프리에르는 프랑스 어로 ‘유황굴’이라는 뜻으로, 카리브 해 지역에서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는 화산 활동을 보여 주는 단서이다. 세인트빈센트의 라수프리에르 역시 활화산으로 1812년과 1902년에 분화한 기록이 남아 있다.

라. 기후

열대 해양성 기후이지만, 무역풍의 영향으로 연간 쾌적한 날씨가 계속된다. 평균 기온은 24~32℃ 정도이다. 강수량은 남서부 해안 지대가 1,250㎜ 정도이며, 북동 무역풍의 바람받이 사면인 북동쪽은 2,000㎜ 정도이다. 강우량의 계절적 편차가 크지는 않지만, 상대적으로 우기는 7~11월이며 허리케인 역시 이 시기에 발생한다. 1989년에는 허리케인 휴고(Hugo)로 인해 큰 피해를 입기도 하였다.

소앤틸리스 제도의 무역풍과 허리케인 경로

소앤틸리스 제도의 무역풍과 허리케인 경로 ⓒ 푸른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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