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태종]왜의 소산이 아닌 물건을 무역하는 문제에 관해 의논하다

[조선 태종]왜의 소산이 아닌 물건을 무역하는 문제에 관해 의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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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조(禮曹)에 명하여 왜사(倭使)의 바치는 것이 만일 그 나라의 소산(所産)이 아니거든 받지 말라고 하였으니, 이것은 반드시 중국(中國)의 물건을 도둑질하였으리라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예조에서 또 아뢰기를, ˝일본(日本)의 객인(客人)과 흥리왜인(興利倭人) 이 파는 중국 물건을 무역하지 마소서.˝ 하니, 그대로 따랐다. 이에 경상도 수군 도절제사(慶尙道水軍都節制使) 정간(鄭幹)이 승정원(承政院)에 글을 부치기를, ˝왜사(倭使)가 본래 중국에서 훔친 물건을 우리나라에 팔아서 의식을 자뢰(資賴)하는데, 일찍이 교지(敎旨)를 내리어 왜사의 도둑질한 중국 물건을 서울과 외방(外方)에 팔지 못하게 하였으니, 지금 왜사가 노기를 발하여 형세가 장차 변을 낼 것 같습니다.˝ 하였다. 의정부·육조·대간에서 상언(上言)하기를, ˝왜인의 성질이 본래 사납고 악하여 기뻐하고 노하는 것이 무상(無常)한데, 지금 우리나라에서 의식(衣食)을 얻지 못하면 반드시 반역의 마음을 품어 변경(邊境)을 침노하여 민명(民命)을 살해할 것입니다. 빌건대, 전하는 모르는체하여 외방에서 매매하게 하고 다만 서울 안에서 매매하는 것만 금하는 것이 어떠하겠습니까?˝ 하니, 임금이 전지(傳旨)하기를, ˝중국(中國)에 신(臣)이라고 일컬으면서, 중국의 물건을 받아들이는 것이 옳겠는가?˝ 하였다. 박은이 아뢰기를, ˝전하의 이 말씀이 지극하나, 중국의 도적을 접대하는 것이 중국의 물건을 사는 것보다 무엇이 나을 것이 있겠습니까? 전하께서 왜사를 우대하시는 것은 다른 것이 아니라, 연해(沿海)의 백성을 위하는 것입니다. 이미 중국의 도적을 접대하였으니, 중국 물건을 외방에서 파는 것을 허락하는 것이 무엇이 해롭겠습니까?˝ 하니, 그대로 따랐다.
• 출처 : 『조선왕조실록』 태종 16년 9월 7일(을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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